"밤에 열병식 열면 극적 효과...밤 행사가 낮 행사보다 감동 배가"
1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간 열병식' 아이디어 제안했다는 탁현민
법조계, "'북한군 이롭게 할 의도' 자백한 만큼 형법상 이적죄 및 국가보안법 적용 검토해야"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으로 근무한 탁현민 씨가 4년 전 북한 현송월을 만나 ‘야간 열병식’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밝힌 데 대해 자유·우파 시민단체들이 탁 전 비서관을 고발하고 나섰다.
자유대한호국단(단장 오상종) 등 3개 시민단체는 12일 일반이적죄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탁 전 비서관을 형사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특별시경찰청에 제출했다.
이에 앞서 탁 전 비서관은 전날(11일) 경향신문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2018년 현송월(당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연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현 단장은 연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결정 권한이 있었다. 마지막에 만났을 때 열병식은 밤에 하라고 내가 얘기해 줬다”고 밝혔다.
그같은 제안을 한 이유와 관련해 탁 전 비서관은 “밤에 해야 조명을 쓸 수 있고, 그래야 극적(劇的) 효과가 연출되기 때문”이라며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밝게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은 어둡게 만들어 버리면 된다. 그래서 밤 행사가 낮 행사보다 감동이 배가(倍加)된다”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의 발언 사실이 공개되자 법조계에서는 탁 전 비서관의 당시 행위가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곧바로 나왔다.
열병식의 기본적인 목적은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자국의 사기를 높이고 적국을 위협하는 데에 있고, 더욱이 야간에 열병식을 열면 적국이 무기를 자세히 식별하지 못 하게 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10월10일 거행된 조선인민군 창설 기념식은 처음으로 야간에 이뤄졌는데, 당시에도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야간이어서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무기의 식별이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최근 검사장으로 퇴임한 모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탁 비서관 본인이 ‘북한군을 이롭게 할 의도’까지 자백한 만큼, 형법상 이적죄와 국가보안법 적용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