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해외여행의 빗장이 풀렸지만 ‘하늘길 규제’는 아직 남아 있다.

우선 수요에 비해 비행기 편수가 부족하다 보니 비행기 표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게다가 해외의 숙박료도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되면서 가격이 만만치 않다.

비행기 표값보다 무서운 건 귀국 48시간 이내 PCR 음성확인서 제출...양성 나오면 1주일 발 묶여

이런 ‘가격’적인 면보다 해외여행을 망설이게 되는 요소는 따로 있다. 입국 전 PCR 검사와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이다.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려는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현지에서 48시간 이내에 PCR 검사를 받고, 현지 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해외 입국자는 입국 전 48시간 이내에 PCR 검사를 받고 음성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11일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병용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사진=SBS 뉴스 캡처]
현재 해외 입국자는 입국 전 48시간 이내에 PCR 검사를 받고 음성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11일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병용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사진=SBS 뉴스 캡처]

비용도 한화로 10만원에서 20만원 정도로 만만치 않은 데다, 일부 나라에서는 PCR 검사소를 찾기 어려운 점도 장애 요인이다. 더 큰 문제는 내국인의 경우, ‘양성’이 나오면 최소 일주일 이상 현지에서 발이 묶인다. ‘음성’이 나와야만 국내로 입국이 가능하다. 여행을 가고 싶어도 ‘PCR 검사에 대한 공포’ 때문에, 꺼려진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적으로 유입됐을 때 입국 전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PCR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기한이 변경된 뒤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여행업계는 지속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해왔다. 내국인의 출입국은 물론, 해외 여행객의 국내 여행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정기윤 상무는 11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는 신속항원으로 확진 판정을 내리잖아요. 해외 입국자는 그게 안 되는 게 이상했던 거고요. (PCR 검사는) 가격도 비싸고, 절차도 복잡하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11일 “입국자를 대상으로 PCR 검사와 신속항원 검사를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입국 전 (현지에서) 48시간 이내에 받아야 하는 PCR 검사를 신속항원검사와 병행하는 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아직 해외 코로나19 변이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음성확인 제도를 아예 폐지하거나, 입국 전 72시간으로 완화하기보다는 검사 방법을 다양화하는 방식을 먼저 시행하겠다는 의미이다.

11일 방역당국은 해외여행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PCR검사에 대해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병용'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사진=SBS 뉴스 캡처]
11일 방역당국은 해외여행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귀국 전 PCR 검사에 대해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병용'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사진=SBS 뉴스 캡처]

입국 이후 24시간 안에 PCR 의무 검사와 중복돼...정부는 ‘신속항원검사’ 병행 방안 검토 중

그간 이 제도를 두고, ‘이중 검사’라는 지적이 많았다. 현지에서 입국 전 48시간 이내에 PCR 검사를 한 차례 한 데다, 입국 후에도 24시간 안에 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속항원검사를 병행할 경우, 비용은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결과가 나오는데 통상 24시간 이상 소요되는 PCR 검사보다 결과를 일찍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확정될지는 국내외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게다가 방역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한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도 변수로 지적된다.

입국 후 PCR 검사는 ‘해외 변이 바이러스’ 판별 목적이 커

하지만 귀국 직후 입국자들을 상대로 24시간 이내에 실시하는 PCR 검사는 현행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질병청 관계자는 “귀국 직후 PCR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단순히 '확진' 여부를 판별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확진자들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하려면 검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동네병원에서 시행하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병행할 경우, 해외 입국 확진자들의 검체를 확보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24시간 이내 PCR 검사 유지 여부 역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검토 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여행업협회, 절반 가격에 PCR검사 서비스 제공

이런 가운데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지난 9일, 회원사를 위한 해외 입출국 내외국 관광객 전용 코로나 검사센터를 개소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여행수요 회복이 예상됨에 따라 삼광의료재단과 손잡고 해외 입출국시 반드시 해야 하는 PCR 검사에 대해 내외국인 관광객에게 검사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검사는 RT-PCR, 신속항원검사, RT-PCR+항체검사(중국전용) 등 3개로 구분 운영되고 검사비용은 RT-PCR 기준으로 검사비와 결과지 발급수수료를 합해 내외국인 동일하게 1회당 7만7000원이다.

현재 서울·수도권 주요 병원의 PCR 검사비용이 1회당 평균 15만원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등히 싼 비용이다. 검사후 결과 안내·발송에 평균 4~5시간이 소요되고 검사결과 안내는 문자, 이메일, 종이결과지 등 해당 국가가 원하는 방식에 맞춰 제공된다. 검사후 결과안내까지 주요 병원이 1~2일 걸리는 점과 비교하면,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1회 검사에 평균 15만원이 소요되는 PCR 검사를 받겠다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 [사진=연합뉴스]
1회 검사에 평균 15만원이 소요되는 PCR 검사를 받겠다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 [사진=연합뉴스]

접수는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당일 접수도 가능하며, 홈페이지 예약이나 전화예약 모두 가능하다. 홈페이지 예약은 PC 또는 모바일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예약하면 된다. 서울 강남에 소재한 삼광의료재단 내 검사센터는 연중 무휴로 운영된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과 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내외국인 관광객에게 검사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 1개소로 시작되었지만 고객 접근성을 위해 전국 거점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가 입국 전 48시간 이내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병행을 검토하는 데 그치는 동안, 민간 차원에서 국내외 여행객들을 위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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