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요르단강 서안 지구 북부 도시 제닌에서 이스라엘군의 대(對)테러 작전을 취재하다가 머리에 총격을 받고 사망한 알자지라 소속 기자 아부 아클레(51).(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요르단강 서안 지구 북부 도시 제닌에서 이스라엘군의 대(對)테러 작전을 취재하다가 머리에 총격을 받고 사망한 알자지라 소속 기자 아부 아클레(51).(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이뤄진 이스라엘군의 대(對)테러 작전을 취재하던 여성 기자가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유럽연합(EU)가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국제적으로 파문이 퍼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12일 이번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동의 위성(衛星) 텔레비전 방송국인 알자지라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오랜 기간 취재해 온 아부 아클레(51)가 지난 11일 새벽 오르단강 서안 지구의 북부 도시 제닌에서 취재 도중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이스라엘 측은 팔레스타인 측에 그 책임을 돌리고 있는 상황. 이스라엘 측은 “어떻게 해서 (사망한 기자가) 총에 맞게 됐는지 확실치 않다”면서 자체 조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의 파문은 국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EU는 이번 사건이 철저히 조사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도 11일 성명에서 “언론인에 대한 모든 공격을 규탄한다”며 “언론인이 폭력의 표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독립적이며 투명성 있는 조사를 진행하도록 관계 당국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유엔 인권사무소도 트위터를 통해 아클레의 죽음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이번에 사망한 아클레는 지난 1997년 알자지라에 입사한 이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취재해 온 인물로써, 사망 당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북부 도시 제논에서 벌이던 대테러 작전을 취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이스라엘의 옛 수도 텔아비브의 번화가 술집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특히 이 지역 출신인 것으로 파악하고 제닌에 특수부대를 투입해 이같은 작전을 벌여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사건 당시 아클레가 ‘언론’(press)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 신원을 충분히 식별할 수 있었음에도 이스라엘군이 고의로 아클레를 사격했다고 주장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아클레 기자의 추도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로 가져가 이스라엘이 처벌을 면하는 상황을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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