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
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

윤석열대통령은 5월 10일 국회 본관 앞 광장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취임식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했다. 16분 37초 역대 가장 짧은 대통령 취임사에서 가장 강력한 자유대한민국을 재건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천명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하며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고 인류역사를 회고했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이며 “자유는 보편적 가치”이고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자유시민’을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시민이 자유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한다”고 주장해 자유민주주의가 위협 받고 있는 현 국제질서 속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1917년 세계1차대전 중에 우드로 윌슨 미국대통령이 미국의회연설에서 제안했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즉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양극화와 사회 갈등은 과학기술과 혁신으로 성장을 이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하며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혁신주도성장’도 강조했다. 성장이 되어야 분배도 되어 양극화와 사회갈등도 해소된다는 주장이다. 문재인정부에서 국가경제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서민생활을 파탄낸 ‘소득주도성장’ 즉 분배우선 주장 대신 ‘혁신주도성장’로의 대전환을 예고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혁신주도성장에 대한 확신에 찬 대통령의 취임사를 이날 취임식에 참석해 육성으로 들은 필자는 오랫동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연구하고 주장해 온 경제학도로서 가슴이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야 대한민국이 제 궤도를 찾아가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다소 이른 안도감마저 들었다.

인간의 자유가 소중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정치적 변혁을 주장했던 세계적인 석학은 1689년 『시민정부론』이라는 명저를 발간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자유로운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천부인권설”을 주장했던 영국의 계몽주의 철학자 존 로크(John Locke)다. 당시에는 “왕권신수설”이 지배하고 있어 이에 대항하는 “천부인권설” 주장은 목숨을 담보할 수 없어 존 로크는 네덜란드로 망명해 이 명저를 집필할 정도였다. 그는 국가란 국민의 ‘자유와 재산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며 만약 통치자가 국민의 자유와 재산 생명을 보호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시민의 저항은 정당화될 수 있으며 시민은 새로운 정부를 세울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당시 이러한 영국의 계몽주의사상이 자유민주주의 기반을 마련한 명예혁명(1688)의 철학적 사상적 토대가 되고 특히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가 되면서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자유민주주의가 꽃피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자유주의가 확산되어 개인의 재산권이 보장되고 특히 특허권이 보장되기 시작하면서 1700년대 중후반부터 영국에서 일어난 방적 기계의 개량이 발단이 되어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이 후 약 100년 동안 산업혁명 기간 동안 유럽에서 생산기술과 그에 따른 경제사회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는데 가장 근본적인 토대가 자유의 확산이었다. 이러한 엄청난 경제사회적 변화를 배경으로 아담 스미스(Adam Smith)의 『국부론』(1776)이 출간되었다. 사실 산업혁명 이전 전세계 서민들의 실질소득은 별다른 증가 없이 빈곤한 생활이 인류역사 내내 지속되었으나 산업혁명이후 실질소득이 수백~수천 퍼센트 급증하는 이른바 ‘대풍요시대’가 열렸다. 윤대통령이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고 회고한 부분이 바로 이런 역사적 사실과 맥을 같이 한다.

이와 반대로 자유가 제약당하면 빈곤만 초래한다는 것은 공산주의 역사가 증거하고 있다. 맑스(Karl Marx)의 『공산당선언』(1848) 『자본론』 (1876)출간과 함께 등장하게 되고 레닌의 러시아 공산혁명(1917)에 의해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 ‘러시아소비에트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중국에서는 마오이즘이 등장하여 1949년 공산정권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었다. 그 후 공산주의는 동유럽 쿠바 북한 등 전세계적으로 들불처럼 확산되었다.

공산주의 국가의 핵심은 생산수단을 공유하는 것이다. 혁명 후 가장 먼저 사유재산을 몰수하고 집단노동을 하고 모두 똑 같이 배급으로 생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는 없어진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모든 사유재산을 몰수하고 심지어 사유가옥은 철거하고 소련의 소비에트와 유사한 집단농장인 인민공사를 2만 4천개 설치해 평균 8천 명, 많은 곳에서는 최대 2만 여명을 수용해 집단으로 일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공산주의 이상사회로 가는 길을 단축한다는 명분으로 1958년부터 1962년까지 ‘대약진운동’을 실시했다. 그러나 보고되는 생산량은 증가하는데도 실제 생산량은 줄어들어 기근이 확산되어 3~4천 만명이 대약진운동 기간 중에 아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참담한 결과에 몇 년 쉬었다 다시 시작한 것이 1966~76년 중 실시되었던 문화대혁명이었다. 수많은 지식인들이 농촌으로 가는 하방을 당하고 역시 수 많은 희생자를 낸 후 마침내 1976년 마오쩌둥이 사망하면서 그 광기의 공산주의 혁명은 중단되었다. 그 후 덩 샤오핑이 등장해 개혁개방으로 오늘날 주요 2개국(G2)의 중국을 건설했다. 1975년 남베트남이 멸망하고 수립된 통일베트남도 개혁개방 이후 성장하고 있다. 1989년에 동독을 비릇한 동유럽 공산국가들도 서유럽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소득에 신음하다 붕괴되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국가로 편입되고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도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1990년에 붕괴되었다. 북한은 여전히 공산주의 체제를 고수하며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등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유라는 것이 이처럼 중요한 것이다.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강조한 새정부에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기대해 본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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