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오른쪽)과 산나 마린 총리(왼쪽)

핀란드와 스웨덴 정부가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다만 터키가 이에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만장일치가 필요한 나토 가입이 불발될 가능성도 커졌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15일(현지시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 가입 신청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과 정부 외교정책위원회는 의회와 상의를 거쳐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는 데 공동으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역사적인 날이고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 의회는 16일 이번 결정과 관련해 토론할 예정이며, 200명 의원 대다수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의 집권당인 사회민주당도 이날 특별회의 끝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핵무기의 배치나 영토내 나토 장기 주둔은 거부하기로 했다.

스웨덴 의회도 16일 나토 가입과 관련한 토론을 할 예정이다. 현재 스웨덴 대부분의 정당은 나토 가입에 찬성하고 있지만, 좌파 진영에서는 나토의 가입이 지역 긴장만 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가입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소폭 앞섰다.

러시아와 1,300km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는 1948년 이후 군사적 중립을 고수해 왔으며, 스웨덴 역시 1949년 나토 출범 당시부터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선언했다. 

이들이 나토에 가입한다면 약 74년 만에 군사중립국을 포기하는 셈이다.

한편 터키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섰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나토 외무장관 회동 후 자신이 스웨덴과 핀란드 상대방을 만났다면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려면 양국에서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분명한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터키에 대한 일부 방산물자 수출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면서 터키가 누구를 협박하거나 나토 가입 문제를 국익에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스웨덴이 터키에서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뜻을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 규정에 따르면 신규 회원국 가입은 기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통과가 필요하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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