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지난 4월 25일 평양 열병식 참가한 군인들 속에서 고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이달 초부터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신의주에 자리한 국경경비대 31여단의 군인들에게 중국산 코로나 왁찐(백신) 접종 시작”
“중국에 파견된 국가방역사령부 대표단은 중국에 상주하는 무역 대표부의 협력으로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과 접촉해 코로나 왁찐 지원 요청...중국 제약회사 시노백측이 왁찐 무료 지원”

북한 대성백화점 종업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소독사업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3월 29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대성백화점 종업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소독사업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3월 29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당국이 이달 초 중국산 코로나 백신인 시노백을 긴급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평안북도의 한 군 간부 소식통은 15일 RFA에 “이달 초부터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신의주에 자리한 국경경비대 31여단의 군인들에게 중국산 코로나 왁찐(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왁찐 접종은 31여단뿐 아니라 평양북도와 자강도 등에 주둔하는 국경경비대와 전연(휴전선)부대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 접종 비율이 1% 미만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국경 초소와 전연지역 초소에 근무하는 군인들을 위주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RFA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월 말부터 평양 열병식(4.25)에 참가했던 군인들 속에서 고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다가 이달 초부터 고열 환자들이 무더기로 나타나 국경군부대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대부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판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또 국경을 지키는 국경경비대와 전연지역 군인들 속에서 확산되는 코로나를 반드시 막으라는 최고사령관의 명령이 하달되면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대표단이 중국에 긴급히 파견되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RFA에 “중국에 파견된 국가방역사령부 대표단은 중국에 상주하는 무역 대표부의 협력으로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과 접촉해 코로나 왁찐 지원을 요청하였으며,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측은 왁찐을 무료 지원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당국이 북한에 백신 무료지원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또한 소식통은 “중국에서 지원받은 코로나 왁찐은 즉시 해상을 통해 선박으로 들여와 국경경비대와 전연부대 군인들에게 우선 접종하기 시작했다”며 “1차로 들어온 중국산 왁찐이 몇 명에 접종할 수 있는 양인지는 극비에 붙이고 있어 누구도 모른다”고 했다.

평양북도 무역기관에서 근무하는 한 소식통도 이날 RFA에 “어제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13일 저녁부터 14일 오후 6시 현재 전국적으로 유열자(발열) 숫자가 29만 6180여 명이라고 발표하였으나 실제로는 발표 숫자의 몇 배 이상이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특히 공식적으로 발표된 하루 30만 명에 가까운 코로나 증상자 비중은 집단적으로 병영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군부대 군인들을 위주로 집계한 것으로, 군인들 속에서 집단 발병자가 많아 비상이 걸렸다”고 했다.

또한 “나라를 지키는 군부대 중에서도 국경지역과 전연지대의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라는 1호명령이 하달되면서 중국에 파견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베이징에 자리한 제약회사 시노백과 비밀리에 접촉해 코로나 왁찐 지원을 요청했다”고 했다.

또한 소식통은 “우리가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이 제조한 코로나 왁찐을 요청한 것은 초저온 냉동설비없이 2~8도 정도의 일반 냉장고만 있어도 시노백 왁찐의 보관과 운반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긴급하게 수입된 중국산 왁찐은 국경경비대와 전연지역 일부 군인들에게 우선 접종하였으며, 차후 왁찐 수입량이 늘어나면 평양시민들과 전국의 군부대 군인들을 대상으로 접종하게 된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6월 초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이밖에 중국의 국영제약회사인 시노팜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하고 있다. 중국산 코로나 백신은 현재 두 종류인 셈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