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위해 모인 야권 지지 성향의 2030 여성들로 '개딸(개혁의 딸)'이라 불리길 자처하는 이들이 오는 20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촉구 집회를 연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성 비위 논란 등을 촉발시켜 결과적으로 해당 행위를 했다는 비판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8일 '민주당 비대위원장 사퇴 촉구 및 사과 요구' 집회를 20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열겠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신고된 집회 인원은 500명이지만 100명 안팎의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최 측은 집회 참여자 연령을 2030으로 제한했다. 이들 개딸들은 "박 위원장은 민주당의 여성 지지자들의 대표가 아니며, 민주당 2030 여성 지지자와 박 위원장은 추구하는 신념과 방향이 서로 다르다"고 집회 취지를 밝혔다.

주최 측은 "박 비대위원장은 노영민 후보와 박홍률 후보, 그리고 팩트체크 없는 무분별한 내부총질로 상처 받은 지지자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며 "본인의 과오에 대한 사과가 어렵다면 비대위원장 직에서 사퇴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14일 인천시 계양구 선거사무소에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서포터즈와 만나 "우리가 큰 대세를 만들고 있다, 얼마나 위대한 일이냐"라며 "소위 '개딸', '양아들' 현상에 대해 세계사적인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딸'은 '개혁의 딸들'의 줄임말로 2030 여성 지지층을 가리키며 '개이모' '개삼촌' 등은 '개혁의 이모' '개혁의 삼촌' 등을 뜻한다. '양아들'은 '양심의 아들'의 준말로, 2030 남성층을 말한다.

그는 "거대한 벽들을 넘어왔다. 지금은 참 많은 동지들, 우리 개딸, 양아들, 개이모, 개삼촌, 심지어 개할머니까지 함께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난다"며 "포털 사이트 댓글 정화 작업하지 않느냐. 감동적인 마음으로 보고 있다. 역사는 다수가 만드는 게 아니다. 역사는 소수가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또 "시간 날 때마다 댓글 하나씩 달고, 그게 귀찮으면 공감 한 번씩만 눌러줘도 댓글 정화 작업할 때 얼마나 쉽겠나. 그게 세상을 바꾼다"며 "촛불혁명에서 단기간으로 결정적 시기에 집단적 행동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소위 '댓글 정화 작업'을 독려한 그는 "예를 들면 댓글이라도 우리가 선점해야지"라며 "최근에도 좀 밀리는데 저쪽이 이제 열심히 조직하는 것 같다. 그걸 우리가 이겨내는 것도 민중의 힘, 집단의 힘일 수 있다"고 했다.

'재명이네 마을'과 여성 커뮤니티 '여성시대' 등에는 박 위원장을 비판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당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훈계만 한다" "사과만 하면 선거는 어떻게 이기는가" 등의 성토들로 박 위원장이 두 달 가까이 공동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내부 총질'만 해왔다는 비판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