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에 유감 표명하고 재발 방지 촉구"

외교부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전날 무더기로 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데 대해 외교채널로 유감 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25일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과 관련해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및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에 대해 국방부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56분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km에서 카디즈에 진입해 동해상으로 이동했다가 오전 9시 33분 카디즈 북쪽으로 이탈했다. 중국 군용기 2대는 오전 9시 58분 동해 북쪽 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 4대(TU-95 폭격기 2대, 전투기 2대)와 합류했다가 오전 10시 15분 카디즈를 이탈했다. 오후 3시 40분 카디즈 외곽에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6대(중4, 러2)가 다시 포착됐다.

군 당국은 중·러 연합 공중훈련의 일환으로 평가하고 있다. 군 당국이 이들의 카디즈 진입에 경고하자 중국 측은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 훈련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측은 따로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 및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이 끝나는 날에 맞춰 이뤄졌다. 의도적 무력시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합참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F-15K, KF-16 등 공군 전투기 여러 대를 투입해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도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해 경계 감시에 나섰다. NHK에 따르면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쿼드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가운데 진행된 중국과 러시아 양국 군사훈련은 쿼드 개최국인 일본에 대한 시위 행동을 의도한 것으로, 지금까지와 비교해 도발 강도가 높아진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는 가운데 중국이 침략국인 러시아와 공동으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 국방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중러 양군 연례군사협력계획에 따라 24일 양국 공군이 동해, 동중국해, 서태평양 해역 상공에서 통상적인 연합 공중 전략 비행을 했다"고 했으며 러시아 국방부도 "군용기들은 타국의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국제법 규정을 준수하며 비행했다"면서 "일부 구간에서 한국 F-2 전투기와 일본 F-15 전투기 등이 전략폭격기들에 경계비행을 벌였다"고 밝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