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동 시작으로 차관, 장관, 정상 회담으로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징후로 동북아시아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 미국, 일본 3국이 다음달 장차관급 회담에 이어 정상급 회담까지 릴레이 외교전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연쇄 협의의 시작은 다음달 3일 서울에서 열릴 북핵수석대표들 간 회동이다. 최근 새로 취임한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함께 대응책을 논의한다. 한국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북핵대표가 처음 만나는 것이다. 지난 2월 중순 하와이 호놀룰루 회동이 마지막이었다.

북핵수석대표 회동을 시작으로 차관협의가 열릴 예정이다. 한미일 3국 차관협의는 다음달 둘째 주 개최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서울을 찾아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회동한다. 한미일 차관급 협의는 지난해 11월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게 마지막이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 등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재확인하고 인도·태평양에서의 공조 확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운영,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논의한다.

한미·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다음달 하순 미국 워싱턴DC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일본 도쿄를 찾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과 회담할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는 미·일 외교 당국과 관련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 성사 여부다. 미국 방문은 한미정상회담 합의의 후속 이행을 위한 목적으로 대부분 예정된 수순을 밟는 정도지만 한국의 외교장관이 다자회담 등이 아닌 장관회담을 목적으로 일본을 찾은 건 2017년 12월 당시 강경화 장관이 마지막이었다. 박 장관의 방일이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이 정치적 부담을 느껴 박 장관의 방일을 미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계기로 파국 상태에 놓인 양국 관계는 좀처럼 해소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한미일 정상은 다음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 3국 정상이 함께 회동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미 정상은 바로 얼마 전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한일 정상은 과거사 문제 등에 있어 서로 진전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부담 등으로 따로따로 회동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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