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최대비상방역체계’가 가동 중인 북한에서 평양과 지방의 약품 공급 및 치료 체계가 큰 차이를 보여 지방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평양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6일 RFA에 “지난 12일부터 최대비상방역체계가 시행되면서 전국의 모든 약국이 24시간 운영되고 있지만 약품공급에서 평양과 지방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지방주민들의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앙 방역사령부에서 최대비상방역체계의 요구에 맞게 긴급해제한 2호 (예비물자) 약품을 신속히 보급하기 위한 문제를 집중토의한 후 지방주민들의 기대가 커졌지만 예비창고에서 푼 약품이 주로 군대와 평양시에만 집중되고 있어 지방주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소식통은 “신의주시의 약국들도 24시간 운영하고 있지만 약국에 해열제나 진통제 등 필요한 약이 없다”며 “예비약품은 도병원과 시병원, 군병원에 조금씩 공급되고 일반 약국에는 약품 진열대가 텅텅 비었다”고 했다.

‘약도 없는데 약국을 24시간 열어두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RFA의 질문에 소식통은 “총비서(김정은)가 2호 약품을 풀어서 전국의 인민들에게 적시에 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약은 없지만 약국 문을 닫아 놓으면 최고존엄의 지시를 어기는 것이 된다”며 “위에서는 마치 전 인민에게 약이 제때에 공급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지방의 현실을 직시하고 개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나마 신의주 시내 일부 약국에는 감기약으로 쓰이는 동약(전통한약)이 조금씩 구비되어 있지만 군급 약국은 완전히 비어있는 실정”이라며 “그래도 무조건 24시간 약국을 열어놓으라는 지시에 판매원과 경비원들이 낮과 밤 교대제로 약국 경비를 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경북도의 주민소식통도 이날 RFA에 “요즘 청진시에도 원인모를 고열과 기침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었다”며 “도병원 의사인 지인이 코로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병원에 와도 치료약이 없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인(의사)의 말에 따르면 평양의 병원과 약국에는 약품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어 평양의 유열환자들은 격리시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며 “하지만 청진시의 약국들은 24시간 문은 열어두고 있지만 치료약이 없거나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동약(한약)밖에 없어서 환자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그는 “청진시에서 고열과 기침을 동반한 유열자들이 확산되자 도인민병원에서는 치료약은 주지 않고 약국에 가서 약을 사먹으라며 처방전을 써주고 있다”며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도 약국에 약이 없으니 처방전은 휴지조작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일부 방역관련 간부들은 수도 평양에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지방의 유열 환자수를 그대로 보고하면 장군님께서 걱정하신다면서 환자 발생건수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다”며 “때문에 최대비상방역체계 시행 후 보름이 지났지만 환자수는 줄어들지 않고 늘어만 간다”고 했다.

그는 “고열과 기침 등 코로나 증상을 보여도 약조차 제대로 보장받을 수 없는 지방주민들은 수도에만 집중된 당국의 비상방역대책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지방주민들은 ‘평양시민들만 공화국 공민이고 지방 인민은 죽어도 좋다는 말이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RFA는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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