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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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해상 봉쇄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상 봉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올해 가을까치 총 7500만 톤 이상의 곡물 수출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수도 키예프(우크라이나어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해상을 봉쇄한 탓에 현재 2200~2500만 톤에 달하는 곡물 수출이 불가한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으로도 해상 봉쇄가 이어질 경우 올해 가을까지 총 7500만 톤 이상의 곡물의 수출길이 막히게 될 우려가 있다면서 “곡물 수출이 가능해지도록 ‘안전회랑’(安全回廊)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곡물 수출 문제와 관련해 영국과 터키 두 나라와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에서부터 우크라이나-루마니아 국경에 이르는 바다 위에 자국 해군 함정을 배치해 놓은 상태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해당 해역에서 집중 훈련을 하고 오데사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의 주요 항구 인근에 기뢰를 설치하는 등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바닷길을 봉쇄해 놓았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은 전 세계 밀 수출량의 10%를 차지하며, 이 물량 가운데 95%는 흑해 항구를 통해 나간다.

이와 관련해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의 데이비드 비즐리 총재는 지난달 19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물량은 4억 명이 먹을 분량인데, 이 물량이 세계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우르술라 폰데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역시 같은 달 24일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러시아군은 고의로 곡물창고를 폭격하고, 또 수출 물량을 강탈해 간다”며 식량 자원을 무기화하는 러시아를 규탄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는 무조건적으로 안전한 항로를 확보하고 선박의 안전한 입항을 보중한다”며 “우크라이나로부터 곡물을 수송하는 데에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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