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운명⑨] 윤석열과 정상화(正常化)시대, 신세계의 정용진 리더십(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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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2.06.14 13:14:21
  • 최종수정 2022.06.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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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용진이형’이라는 별명으로 익숙한, 요즘 대한민국 재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다.

톱클라스 연예인에 잘 나가는 정치인을 합쳐놓은 것 같은 그의 인기비결은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SNS 활동, 그가 구단주로 있는 프로야구 구단 SSG랜더스의 선두질주,두 가지로 요약된다.

백화점업계 라이벌인 롯데 신동빈 회장,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의 ‘은둔형 경영’과는 정반대인 이런 소통경영은 오로지 정 부회장 본인의 성격, 캐릭터에 따른 것이다.

지역적인 호불호(好不好) 현상 때문에 보통은 유통업계가 갖지 않으려고 하는 프로야구 구단을 SK로부터 과감히 인수하는가 하면, 추신수 김광현 같은 메이저리그 선수를 고액에 데려오는 과정에서 그의 ‘통큰 경영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정 부회장은 과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신세계나 이마트에 제기된 민원을 직접 챙기면서, 그의 트위터는 ‘신세계 민원실’, 본인은 신세계그룹내 또 한명의 ‘홍보팀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10여년전, 정 부회장이 SNS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모두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주업으로 하는 유통업체 오너로서 SNS 활동에 따른 리스크가 적지 않은데다 젊은 시절 정 부회장의 행적을 둘러싼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의 공감대를 자아내는 먹거리 이야기, 어린 쌍둥이 자녀의 생일파티나 가족의 저녁식사 같은 사생활, 대중적인 이미지가 좋은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과 함께하는 모습 등을 통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친근한 기업인의 이미지로 대중에 다가갔다.

불과 몇 달전, 친북·친중 성향의 문재인 정권하에서 그가 ‘멸공(滅共)’을 외치며 북한과 중국의 공산주의 독재를 저격하자 “저러다가 세무조사 당하고 감옥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좌파 매체는 물론 민주당 정치인들까지 정 부회장에 대한 맹공에 나서고 신세계그룹 계열의 스타벅스 불매운동까지 벌어졌지만 스타벅스 지키기에 나선 것도 경우가 바르고 논리가 분명한 MZ세대, 평범한 회사원들이었다.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재계순위에서 전체 11위, 포스코와 농협을 뺀 사기업만 놓고보면 9위에 오른 신세계그룹은 이름 그대로 신세계 백화점에서 시작한 범(汎)삼성가 기업이다.

“자식사랑은 내리사랑” 이라는 말의 또 다른 의미처럼, 삼성 이병철 창업주는 생전 막내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을 끔찍이 아낀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1987년 이병철 창업주가 별세한 뒤 막내딸 이명희가 받은 유산은 서울 남대문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 하나 뿐이었다.

이에 대한 섭섭함 때문인지 이명희 회장은 사석에서 곧잘 “꼴랑 신세계 백화점 하나”라는 말을 자주 썼다고 하는데 지금도 신세계그룹 고위 임원들 사이에서 그룹의 역사와 관련해, 이 “꼴랑”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생전 똑똑하고 귀여운 이명희 회장을 끔찍히 아꼈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생전 똑똑하고 귀여운 이명희 회장을 끔찍히 아꼈다.

신세계는 이병철 창업주 별세 4년뒤인 1991년 삼성그룹에서 독립을 선언해 1997년에 공식 계열 분리를 했다.

20여년 만에 재계 순위 9위에 오르기까지, 신세계그룹의 도약은 한국경제의 비약적 성장에 따른 소비산업의 폭발이 직접적인 배경이었지만 이병철 회장이 생전 “아들이었다면 삼성의 경영을 맡겼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 이명희 회장의 능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회장의 1남1녀, 즉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과 딸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의 2세 승계가 진행중이다.

2020년 9월, 이명희 회장은 자신이 갖고있던 이마트 지분을 정용진 부회장에게, 신세계백화점 지분을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물려주면서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명희 회장은 정용진 부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8.22%를, 정유경 사장에게 신세계 지분 8.22%를 증여했다.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10.33%에서 18.56%,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10.34%에서 18.56%가 됐다.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두 회사 지분은 각각 10%로 낮아졌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신세계로부터 대형마트 부문을 인적분할해 이마트와 신세계를 두 축으로 현재의 지배구조를 갖췄다. 이후 정 부회장은 이마트 주식 10%,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 주식 9.8%를 보유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두 사람은 2016년 5월 각자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했으며 이후 계열사 간 영업양수도, 지분정리 등으로 분리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추후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대형마트, 슈퍼마켓, 복합쇼핑몰, 식음료 사업,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를 중심으로 백화점, 면세점, 패션 사업을 맡는 방식으로 승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신세계의 승계방향을 놓고 과거 삼성과 같은 ‘몰아주기’, 즉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으로의 단독승계에 의한 ‘선단경영’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분할승계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이에따라 정용진 부회장으로서는 신세계그룹을 백화점을 뺀 종합유통그룹 그 이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됐다.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백화점을 기반으로 오늘날의 유통그룹 신세계를 만들었다면 정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그룹으로서 신세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주목되는 것이 정 부회장과 삼성그룹 3세 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관계다.

정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1968년생 동갑으로, 경기초등학교와 경복고를 함께 다녔고, 서울대 서양사학과와 동양사학과 87학번 동기다.

이렇게 학연이 겹치는 것은 두사람의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과 홍라희 여사의 관계 때문이다.

이 회장과 홍 여사는 삼성가의 시누이와 올케 중 비슷한 연배에 이건희 회장도 여동생 중 이 회장을 유난히 좋아해 두 사람은 평소 집안 일과 자녀교육 문제등을 상의하는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것과 달리, 정용진 부회장은 1년정도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0여년간 활발한 SNS 활동을 하면서도 정치적 발언은 극도로 자제해왔다. 이런 그가 문재인 정권에서 멸공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과 연결시켜 보는 사람이 많다.

사촌지간이면서 절친이기도 한 이재용 부회장이 문재인 정권 들어서 감옥을 집처럼 드나들고 수사와 재판으로 날을 세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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