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규 칼럼] 화물연대파업과 노동개혁
[김상규 칼럼] 화물연대파업과 노동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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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규 전 조달청장
김상규 전 조달청장

화물연대파업의 타결소식을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화물연대의 의견을 다 받아주면서 왜 이리 질질 끌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2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새 정부 출범 후 첫 민주노총 파업에 대해 ‘법대로 대응’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문재인정부는 안전운임제 관련법을 통과시킬 때 일몰제 조건을 달았는데, 제도의 필요성을 자신했거나 확신했다면 그런 조건 없이 추진했을 것이다. 지난정부에서도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또는 도입할 수 없는 사안이지만 노조에 밀려서 임시방편으로 한시적으로 허용했을 수도 있다. 
처음에 화물차주들이 화물연대를 결성해서 파업을 한다기에 신기하게 생각했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이 이상해서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는 칼 마르크스의 입을 빌리자면 자본가가 아닌가. 실제로 화물 연대의 주축은 화물운송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사장들이다. 사장들의 노조가 존재할 수 있는가. 
그런데 이런 분들이 2007년에 제정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보호법에 의해 노동자가 되었다. 특수형태근로자라서 노동3권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으나, 지난 정부에서 눈감아 줘서 파업도 하고 단체 협상도 하게 되었다. 이것이 관행화되어 사실상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동안 화물연대는 화주와 운송사의 갑질 횡포로 화물기사들이 정상적인 운임을 받지 못하고, 대기업인 화주가 화물 배급을 독점하고 있어서 시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해왔다. 진보측 정치인들은 화물차주를 노동자로 만들면 노사협상을 통해 힘의 균형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 결실이 안전운임제다. 화물차주에게 적정한 운임을 보장해주기 위해 2018년에 도입되었고, 2022년까지의 시범운영결과를 평가해서 연장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그런데 화물연대는 아직 시범운영기한이 종료되지 않았는데도, 시범 운영결과가 좋다며 제도의 영구화를 위한 파업을 시작했다. 안전운임 시행 첫 해의 운임이 12% 정도 올랐고 "2년차, 3년차에는 2% 미만으로 올랐는데 이 제도 시행이전 10년간 운임이 동결되거나 마이너스였던 열악한 현실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체 화물차의 6.3%에 불과한 컨테이너, 시멘트 운반차에만 적용 하지 말고 모든 차종·품목에 안전운임제 확대를 주장했다. 

그러나 2010년대에 운임이 오르지 않은 것은 유가가 하락하는 시기여서 시장이 그렇게 결정했는지 모른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면 가격결정이 왜곡되고 시장이 위축된다. 앞으로 모든 차량에 안전운임제를 적용하면 운송시장의 운임비를 사실상 국가가 결정하는 계획경제가 될지 모른다. 

실제로 화주측은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운임 상승폭이 커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불평한다. 시멘트 차주들의 순수입은 2년 만에 110.9%나 올랐고 그 부담은 시멘트 회사들과 아파트 공사비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인력 등이 회사를 그만두고 화물운송에 몰리는 자원배분의 왜곡도 생길 것이다. 
 
또한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의 영구화만 주장하면 되지 왜 파업을 결행했는지 논리적 설명이 안 된다. 연말까지 평가해서 연장여부를 판단한다고 법에도 되어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시기에 파업으로 정부를 위협했는가.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감안하면 파업의 명분이 없다. 
더욱이 화물연대는 노동조합이 아니라 운송 사업자 단체에 불과하다. 화물차주들이 받는 수입을 임금이라고 할 수 없고 자영업자의 성격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불법적인 집단운송거부에 대해 정부는 마땅히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려야했다. 현행법상 법외노조인 화물연대는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 보장 대상이 아닌데도 문재인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불법을 용인해 온 것이다. 

한편 화물연대는 이제까지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비조합원의 화물차를 파손하거나 불태우는 불법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았고 이번에도 업계 피해가 2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번 파업에서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이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받게 되었다. 정부가 아무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민노총의 상습적 불법 행동에 면죄부를 준 셈이다. 법과 원칙을 천명해온 윤석열 정부가 이전 문재인 정부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대못을 뽑아내지 못한 것이다.

지나간 일이지만 정부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위법성을 먼저 문제 삼아야 했다. 이것부터 바로 잡고 나서 시간을 두고 안전운임제를 검토하는 것이 순리였지 않나 생각된다. 
 
이번 타결이 더욱 아쉬운 것은 앞으로 할 일이 태산 같기 때문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주52시간제, 중대재해법 등 친노조 반기업 정책을 밀어붙여 대한민국을 '노조공화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3만 달러의 소득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벌어와야 한다. 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기울어진 노사관계라고 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동개혁이 절실하다. 
적정한 최저임금, 유연한 근로시간, 성과위주의 임금으로 노동 인프라를 바꾸고, 기업주가 노조 파업에 맞설 수 있도록 '대체근로 허용'과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제도를 보장해야한다. 노조의 불법과 횡포를 바로잡으려는 단호한 의지와 실천력 없이 이런 개혁을 할 수 있을까.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김상규 전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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