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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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기관총과 박격포 탄약, 수류탄 등을 중동 국가들에 판매하려 했던 정황이 유엔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북한이 판매하려 했던 무기는 20여 가지로, 각종 총기의 탄약 숫자와 무기를 더하면 4천 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리비아 제재 문제를 다루는 유엔 안보리 1970위원회는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의 무기 판매 시도를 고발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5년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자 압둘라만 바거가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를 통해 UAE에 무기를 공급하려고 했다면서 당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에 제출된 조달 희망 무기 목록을 공개했다.

목록에 따르면 바거가 요청한 무기는 모두 24개 종으로 총기와 기관총, 박격포, 로켓포용 탄약과 수류탄, 방탄조끼 등이다.

특히 기관총용 12.7×108mm 탄약 2천만 개와 소총용 7.62×54mm 탄약 1천만 개, 반자동 권총 ‘M92’용 탄약 5천 개, 120mm 박격포탄 3만 개, 107mm 로켓포 탄약 4만 개, 수류탄 3천 개, 방탄조끼 5천 개 등이다.

탄약과 무기를 개당 단위로 합칠 경우 모두 3800만 개가 넘는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지난 2009년 유엔 안보리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의 국영 무기 기관으로 이란, 시리아 등과의 무기 거래 행위가 여러 차례 적발된 바 있다.

다만 보고서는 당시 거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며 대신 아랍에미리트 군 당국은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에 제공됐던 무기 목록과 75% 일치하는 무기를 세르비아에서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르비아 측 목록에 등재되지 않은 나머지 25%는 당초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에만 요청됐던 사실을 명시하며, 이들 25%에 해당하는 무기는 북한과의 거래를 통해서만 조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에만 요청된 무기는 107mm 로켓포 탄약과 B-32 탄약 등이다.

이번 보고서는 리비아 제재를 다루는 만큼 북한의 무기 판매 정황보다는 아랍에미리트가 세르비아 측으로부터 구매한 무기가 이후 리비아로 넘어갔다는 사실에 더 주목했다.

지난 2016년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바거와의 관계에 대해 답변하는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서한을 부록에 실었다.

이에 따르면 바거는 무기 거래 회사로 추정되는 ‘알 무틀라크’의 고위 간부직을 맡은 인물로 2015년을 전후해 북한 국적자 김윤송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특히 김윤속이 특정 거래를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는 기술로 미뤄볼 때 이번 리비아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실린 ‘무산된 거래’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VOA는 전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관계자로 추정되는 김윤송은 1960년생으로 당시 중국에 거주하는 인물로 소개됐다.

당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김윤송 외에도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란주재 북한 대사관 3등 서기관인 장용선과 ‘리형’이라는 인물에 대해 아랍에미리트 측에 질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아랍에미리트 측은 장용선과 리형이 몇 차례 아랍에미리트를 드나든 사실을 보여주는 출입국 기록을 제시했다. VOA는 “상황은 종합하면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직원인 김윤송 등이 2015년을 전후해 아랍에미리트 측이 무기 판매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목적 달성에 실패한 것을 보인다”며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거래 시도 정황을 통해 북한이 다양한 총기와 박격포 탄약 등을 직접 제조하거나 최소한 다른 나라로부터 조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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