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중 김포-하네다 노선이 다시 열린다. 코로나19 사태로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2년 3개월만에 열리는 것이지만 다음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부의 국경 개방은 전세계적 추세에 비춰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유일하게 허용한 단체관광도 제약사항이 많아 현장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였으나 해외 여행객들로부터 외면 받는 처지가 됐다. 

22일 국토교통부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29일부터 김포~하네다 노선을 일주일에 8회 왕복 운항하기로 일본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수·토요일, 아시아나항공은 수·금요일에 각각 주 2회 김포~하네다 노선을 운항한다. 일본 항공사들도 각각 주 2회씩 운항한다. 양국 항공사들은 2020년 3월을 마지막으로 2년 넘게 김포~하네다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양국 정부는 다음달부터 수요 증가 추세, 항공사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운항 횟수를 점차 늘릴 계획이다.

한국에는 인천공항, 일본에는 나리타공항이 있지만 김포와 하네다공항이 양국 도심과의 접근성이 더 뛰어나다. 김포~하네다 노선은 서울과 도쿄를 잇는 양국 교류의 상징적 노선으로 상용 수요가 높은 비즈니스 노선이자 성수기 탑승률이 98%에 달하는 '황금노선'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정기편만 주 21회 운항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일본에 파견한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이 일본 정부에 가장 먼저 제안한 것도 김포~하네다 노선의 운항 재개였다. 국토부와 외교부는 일본 국토교통성·외무성과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일본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며 막바지 점검에 시간을 더 들이다 6월 하순 재개로 시점이 늦춰졌다. 양국은 지난 21일 화상회의를 통해 운항 재개에 최종 합의했다.

올해 6월부터 관광목적의 단기방문 비자 발급이 재개됨에 따라 김포~하네다 노선을 이용한 관광이 가능해졌다. 

일본은 지난 10일부터 관광 목적의 입국을 허용하고, 일일 입국자 수 한도를 2만명으로 두 배 상향했지만 매우 한정적인 개방이어서 일본 국제공항은 여전히 한산한 편이다. 아직 자유로운 관광을 전면적으로 허용하지 않은데다가 △단체 관광만 허용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체온 측정 △제한된 이동 등 번거롭고 현실성 떨어지는 제약들로 관광객들이 일본행을 주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10일 참의원 선거까진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할 뜻이 없다. 일본 국민들이 국경 통제 정책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영 NHK방송이 이달 10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입국 관광객 수를 2만명으로 제한하는 정부 정책에 47%가 적절하다고 답했고 23%는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이전처럼 자유여행을 할 수 있으려면 연말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립닷컴 일본지사 대표인 가쓰세 히로노리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일본 여행이 올해 말에 완전히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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