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을 조롱했다는 이유로 연재가 잠정 중단됐던 네이버웹툰 도전만화 '문켓몬스터'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다만 다시 공개된 만화는 최초 공개됐던 만화보다 '검열'된 흔적이 많아 '표현의 자유'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표현의 자유가 인정됐던 웹툰 영역에서 문 전 대통령을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연재를 중단한 사건은 두고두고 비판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네이버웹툰의 도전만화에는 '문켓몬스터'란 제목의 만화가 올라왔다. 이 제목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문'과 '포켓몬스터'의 합성어다.
내용 역시 전세계적인 문화 컨텐츠인 '포켓몬스터'를 따온, 문 전 대통령 패러디물이라 할 수 있다. 백수인 주인공이 이(異)세계로 끌려들어가 포켓몬스터를 성장시키는 이야기인데, 함께하는 포켓몬이 '문코리타'다. 이 역시 '문'과 '치코리타'의 합성어로 '치코리타'는 귀여운 외모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포켓몬이다. '문코리타'는 이름만 합친 게 아니라 기존 치코리타의 얼굴에 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혐오감을 느끼기도 하며 문 전 대통령을 싫어하는 측에서는 조롱의 의미로 사용하고, 문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측에서는 혐오물로 정의해 매우 싫어하는 캐릭터다.
'문켓몬스터' 내용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샤...샤럄이 먼져다', '이 토착왜구 놈아!!!', '제가 왜색만 보면 민족 감성이 올라와 흥분하는 버릇이 있어서...' 등과 같은 대사가 그 예다.
'문켓몬스터'가 20일 네이버웹툰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잠정 중단된 것은 '문코리타'라는 캐릭터와 문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에 분개한 친문 지지자들의 신고 때문으로 보인다. 친문 네티즌들은 '이미 퇴임한 사람 괴롭히는 게 그렇게 좋냐'며 '평범한 시민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악질적인 만화'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문켓몬스터'의 게재 일시 중단 조치에 반발하는 반응도 많았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못 하느냐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누드화를 그려놓고 비웃은 적도 있으면서 이정도도 못 견디냐'며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 않냐'는 반응이다. 실제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누드화 논란, 2021년 윤석열 王자 풍자화 논란 등 친문 쪽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우파를 조롱한 전적이 있다. 이 당시 문 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소위 '문코리타'가 반문이 아닌 친문 측에서 만든 캐릭터란 사실이다. 2012년 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가 재래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상인이 배추를 씌워주었다. 그를 보고 친문 성향이 강했던 인터넷 커뮤니티 '더쿠'에서 문 후보를 치코리타에 빗대 '문코리타'라 한 것이다.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과 비슷한 셈이다.
'문켓몬스터'는 22일 오후에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으나 기존의 적나라한 표현은 수정된 상태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판이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앞으로도 갑론을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