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직원연대 성명발표 "박태서 리스트 연명자들,왜 다들 조용한가" 질문

이른바 '박태서 블랙리스트'를 두고 KBS 내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KBS 직원연대는 박태서 블랙리스트와 관련,블랙리스트 작성및 실행 혐의로 감사원 감사청구및 수사기관 고발을 추진중이다.

KBS직원연대는 "박태서 리스트의 작성과 실행을 실질적으로 담당한 박태서,김의철 두 사람에 대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서 리스트 논란은 박태서 앵커가 과거 파업불참자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공격한 전력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박태서 앵커는 최근 KBS를 그만두고 SK 홍보임원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KBS내부에 '먹튀'논란까지 불거지며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다음은 KBS 직원연대의 성명 전문.

박태서 리스트 연명자님들, 왜 다들 이리 조용하신가요?

동료들을 부역자로, 공범자로 몰고 그들이 앞으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회사에서 배제될 것임을 예고했던 박태서 리스트. 이 리스트에 대해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 혐의로 감사원 감사청구 혹은 수사기관 고발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어제 직원연대와 KBS 노동조합이 공개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박태서 리스트의 작성과 실행을 실질적으로 담당한 박태서, 김의철 두 사람에 대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그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과 함께 동일한 행위를 하고서도 조용히 숨을 죽이면서 이 비판의 쓰나미가 지나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두 게시물 에 연명한 분들입니다.

일부 연명자들은 정년퇴직했지만, 아직도 회사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당시 두 게시물에 모두 연명한 박찬욱 씨 는 지금 KBS의 감사를 맡고 있습니다. KBS 감사가 되신 지금도 여전히 당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적폐이자, 부역자이자, 공범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자들은 개혁의 KBS에 설 자리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의철 씨의 후임인 김종명 씨와 손관수 씨도 보입니다. 현 보도본부장인 손관수 씨 역시 당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적폐이자, 부역자이자, 공범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자들은 개혁의 KBS에 설 자리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적폐-부역자-공범 자라면 마땅히 지금 모 이사님이 천명했던 것처럼 그들을 처단해야 하지 않 겠습니까? KBS 열심히 개혁하고 계시는데, 그럼 그때 파업 참여하지 않은 분 들 다 쫓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밖에도 곽우신 KBS America 사장, 김성모 전주방송총국장, 김철민 뉴스전 문위원실장, 김태선 KBS미디어 감사, 이재강 지역정책실장, 임장원 심의실장 등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분이 당시 박태서 리스트에 연명했습니다.

같이 연명을 했다는 것은 게시물의 내용에 동의한다는 것이고, 뜻을 같이한 동지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박태서 씨나 김의철 씨가 이 리스트에 관해 혹독 한 비판을 받으면서 아무런 반박도 못 하는데 이분들은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세상인심이 이런 건가요? 그렇게 동지애를 나눈 분들이 박태서, 김의철 씨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데 이렇게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도 되는 건 가요? 예전 파업할 때는 그리 열심히 댓글도 다시고, 게시물에 같이 연명도 하시면서 응원하던 분들 아녔나요?

직원연대나 KBS노동조합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다면 반박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반대로 우리의 비판에 동의하거나 적어도 반박하지 못한다면 그 당시 행위에 대해 사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론인의 품격이라는 게 그런 것 아닌가요? 그런 행위를 같이 해놓고 마치 자기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모 른척하는 게 언론인의 품격인가요? KBS 주요 보직 간부의 인격이 그 정도인 가요? 아직도 박태서 리스트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모르겠습니까? 다시 정리해드립니다.

박태서 리스트는 그냥 어떤 사람들의 명단을 적었다는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1) 특정한 정치적 선택을 한(혹은 하지 않은)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했 습니다. 박태서 리스트는 거기서 한참을 더 나갔습니다. 2) 게시물을 통해 그 명단의 인물들을 '적폐'로, '부역자'로, '공범자'로 몰았습니다. 그걸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3) 그들이 앞으로 회사에서 따돌림을 받을 거라고, 그들에게 기 회가 없을 것이라는 협박과 겁박과 경고를 했습니다. 이것으로도 끝나지 않습니다. 4) 그 협박과 겁박과 경고는 그 게시물에 연명한 분이 그 협박과 겁 박과 경고를 실행할 수 있는 권력을 획득한 다음 대부분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단순한 경고가 아녔다는 말입니다.

이 네 가지 중요한 특징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박태서 리스트를 블랙리스트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박태서-김의철 두 분은 책임 을 져야 하고, 김의철 씨는 사장 직위에서 사퇴해야 합니다. 이런 행위를 한 자가 KBS 사장이라뇨? KBS가 무슨 죄입니까? 이와 함께 지금 중요 직책을 맡고 있는 분들도 과거 자신의 행위에 대해 진솔하게 사죄해야 합니다. 또한 당시 적폐로 언급된 분들께도 개별적으로 사죄해야 합니다.

우리가 틀렸다면 틀린 이유라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가 틀렸 다고 말할 수 없다면 자리에서 물러나고,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공영방송 KBS 인의 품위 같은 거 바라지 않습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 면 과거 자신들이 했던 저따위 행위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표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2022년 6월 23일

공정방송과 미래비전 회복을 위한 KBS 직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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