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와 다소 다른 진단 내놔..."물가상승률 2%대로 낮출 것" 강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이번 금리 급등기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미 중앙은행은 트럼프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에서도 양적 완화 기조를 이어갔고 두 행정부 역시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천문학적 재정지출을 계속 해왔다. 일찍부터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이 감당키 어려운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충격이 올 것이라 우려했지만 미 중앙은행은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급격한 유동성 증대에 따른 경기 호황을 앞세웠다.

파월 의장은 22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경기침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존재하며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며 "또 다른 위험은 가격 탄력성을 회복하지 못해 높은 물가 상승이 경제 전반에 퍼지는 것이다.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대로 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에 대해 "그것은 확실히 가능성"이라며 "우리는 경기침체를 일으키려고 하지 않으며 경기침체를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개월간 전 세계에서 벌어진 일들이 우리가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을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는 한 번도 그것이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연준은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자이언트 스텝'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다음달에도 0.5~0.75%포인트 수준의 추가적인 '빅스텝' 또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그는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의회에서도 4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상승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 이를 위해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놀라운 수준이고, 추가적인 놀라움이 벌어질 수 있다"며 "금리 인상으로 금융 상황이 타이트해졌지만, 이는 적절한 것이다. 우리는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물가 상승을 끌어내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몇 달 내에 물가 압박이 완화되는 증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금리 인상 결정은 향후 경제 데이터와 경제 전망 변화에 근거해 이뤄질 것이다. 우리의 최우선 초점은 물가 상승률을 2%대로 낮추는 데에 정책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다. 연준은 이미 극도로 어렵고 불확실한 시기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증가시키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경기침체 가능성 언급은 바이든 행정부의 시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AP통신 인터뷰에서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일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경제가 안정적 성장기로 이행하며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는 관점을 고수한 것과 달리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존재하며 연착륙은 매우 힘든 일이 됐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미 연준 정책의 초점이 물가 상승률을 2%대로 낮추는 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