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과 일본 등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여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자 미국은 중국이 거부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북대서양의 지리적 범주가 아니다"라며 "아태 지역 국가와 국민은 군사집단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했다.

왕 대변인은 "중국은 국가 간 발전 관계는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하며 제3자를 겨냥하거나 제3자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일관되게 생각해왔다"며 "나토는 명백히 북대서양 군사조직인데 근년 들어 아태 지역에 달려와서 위세를 떨치며 유럽의 집단 대항의 길을 아태 지역에 복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왕 대변인은 "필경 아태 국가와 국제사회의 높은 경계심과 결연한 반대를 유발할 것"이라며  "우리는 나토가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대항을 선동하기를 그만두고, 중국에 대한 허위 정보와 도발적 발언 유포를 중단하고, 신냉전 발발을 도모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나토는 이미 유럽을 어지럽혔는데, 다시 아태 지역과 세계를 어지럽히지 말라"고 반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국이 무슨 회의에 참여할지에 관한 거부권이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해 기대하고(excited) 있다"면서 "이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간 글로벌 안보가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 중 하나이거나 둘로 나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유럽에서 보듯이 영토와 주권에 대한 같은 종류의 공격이 인도태평양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했다.

모두발언에서 한국, 일본 등 나토 비회원국의 참여 사실을 밝힌 커비 조정관은 이번 회의가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라면서 유럽이든 인도태평양이든 미국과 동맹이 주권과 영토 보전의 원칙을 수호할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토 정상회의 기간 도중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느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회의 의제 외에 말할 게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두 동맹 간 더 큰 3자 협력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간 양자 협력이 늘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이는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만 답했다.

한편 커비 조정관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겨냥한 내용도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향후 10년에 대비한 나토의 새로운 전략적 개념을 구성할 때 중국의 경제안보 영역에서의 관행이 국제질서에 위협적 요인임을 명기하는 것이다. 그는 "1년 못 미치는 시점에 나토의 국방장관들은 처음으로 공동성명에 중국을 언급했다"며 "따라서 전략적 개념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넘어 국제 안보에서 중국이 제기한 위협에 관해 동맹들과 한때 논의하고 숙고한 토대 위에서 구축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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