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간장(안철수+장제원)'을 언급했다. [이준석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간장(안철수+장제원)'을 언급했다. [이준석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SNS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암시'하고 있어 보는 이들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안철수 분당갑 당선인과 소위 '윤핵관(윤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선두주자로 회자되는 장제원 의원을 저격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 정치적 후폭풍이 감지된다.

이 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문장의 짧은 글을 올렸다. "디코이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며 "이제 다음 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했다. 글 밑에는 당 내홍에 장 의원이 "대통령 돕는 정당 맞냐"는 심정을 토로했다는 <매일경제> 기사를 첨부했다.

'디코이(decoy)'란 사냥감을 유인하기 위한 유인물을 말한다. 한 마디로 '미끼'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이 대표의 글에 따르면 '이 대표가 미끼를 물지 않았더니 직접 공격한다'고 해석될 수 있는 셈이다. 누군가가 이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미끼를 놓았지만 무위로 돌아갔다고 풀이된다. 미끼란 이 대표를 실각시키기 위한 일련의 공작들이라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장제원 의원이 국민의힘의 내홍 원인을 당대표 때문이라고 규정짓고 자신이 '해결사'로 등판하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의원은 이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내 비판으로 '민들레'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이미 '민들레'를 통해 세력을 규합해 당권을 노렸다고 추측받은 바 있는 장 의원이 이러한 시도가 무산되자 제 3자인양 이 대표를 공격하면서 재등장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간장'은 안철수 분당갑 보궐선거 당선인과 장제원 의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 당선인은 비판자들로부터 평소 확실한 의견을 내지 않는 화법을 구사한다며 '간을 본다'는 뜻의 '간철수'라 불리곤 했다. 두 사람의 앞글자를 따서 '간장'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안철수 당선인과 장제원 의원이 협력 관계를 맺고 자신을 공격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대표는 '안철수+장제원' 협력관계에 관해 추가적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대표는 정점식 의원이 '안장' 관계의 매개라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3일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정점식과 안철수 당선인은 일면식도 없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윤핵관이 명단을 짜줬다면 스캔들"이라 말한 바 있다.

장 의원과 안 당선인의 관계는 지난 대선 때 당시 윤석열 후보와 안 후보와의 단일화 교섭 시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 의원은 안 당선인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지난 5월 분당 선거사무실 개소식 축사에서 밝히기도 했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해달라고, (분당에) 출마를 좀 해달라고 매달렸는데 왜 책임이 없겠냐"며 "정치를 하며 화끈하고 통 큰 정치와 섬세하고 치밀한 정치가 상충된다고 생각했는데 안 후보를 모셔보니 이 두가지를 함께 가진 지도자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안 당선인과 장 의원의 관계가 맺어질 기회는 충분히 있었던 셈이다.

이 대표의 SNS가 안 당선인이나 장 의원으로부터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가 주목된다.

장제원 의원이 지난 5월 15일 안철수 분당갑 보궐선거 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시사저널]
장제원 의원이 지난 5월 15일 안철수 분당갑 보궐선거 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시사저널]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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