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식중독 사고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철 인기 음식인 냉면을 먹고 숨지는 사태까지 발생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냉면을 먹고 60대 남성이 숨진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고명으로 쓰인 달걀지단의 살모넬라균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최근 냉면을 먹고 60대 남성이 숨진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고명으로 쓰인 달걀지단의 살모넬라균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건강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중독에 걸려도 구토와 설사, 발열이 자연 치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연령대 혹은 어린 아이들은 패혈증으로 인해 빠른 시간 내에 상태가 나빠지면서 사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식중독이라고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 김해시의 대형 냉면집에서 식사한 손님 중 34명이 집단식중독에 걸려, 60대 1명은 숨져

지난 23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18일까지 사흘 동안 김해시의 대형 냉면 전문점에서 식사를 한 손님 1000여명 중 34명이 식중독에 걸렸다. 이중 60대 남성 한 명은 해당 식당에서 냉면을 먹은 뒤 복통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입원 3일 만에 숨졌다.

식약처와 김해시는 지난달 신고를 받은 뒤 문제의 식당에서 음식물과 검체 등을 조사했고, 달걀지단에서 살모넬라균을 검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남성을 부검한 결과, 사망 원인은 패혈성 쇼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냈다 .

해당 냉면집은 지난 17일부터 내달 16일까지, 한 달간 영업정지 행정조치를 받았다.

① 패혈성 쇼크는 무엇?...장기가 미생물에 감염되면 위험해

해당 지역 커뮤니티에 따르면, 숨진 남성은 아침마다 등산을 다닐 정도로 평소 건강이 매우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지 사흘 만에 패혈성 쇼크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패혈증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에 의해 우리 몸이 감염되어 심각한 염증이 발생해 전신성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질병이다. 전신성 염증 반응이란 38도 이상의 고열 혹은 36도 이하의 저체온증, 호흡수 증가, 심박수 증가, 백혈구 수치의 이상 등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특정 신체부위에 감염되어야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전체의 어떤 장기가 미생물에 감염되면 패혈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생물이 혈액에 침투할 경우 패혈증이 발생하지만, 요로감염처럼 외부에서 미생물이 침투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여름철 특히 장마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세균들이 증식하기가 굉장히 좋은 환경이 된다. 균이 조금 있더라도 보관 상태에 따라서 갑자기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균이 증식하게 될 수도 있다. 사람마다 보관된 음식의 어느 부분을 먹었는지에 따라서, 또 균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급격하게 전신 감염 증상이 일어나면서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주요증상으로는 호흡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정신착란 등의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하기도 하며 신체에 공급되는 혈액량의 급격히 떨어져 피부가 푸르게 보이거나 쇼크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심할 경우 신체 특정부위를 절단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 구토, 구역질, 설사 등이 발생하고 소화기관의 내출혈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빠른 시간 내에 원인이 되는 질병이나 미생물을 찾아내 신속하게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하지만, 급속하게 균이 퍼지는 경우에는 다발성 장기부전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대동병원 내분비센터 조아라 과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은 "패혈증은 조기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하지 않으면 신체 각 부분의 기능 장애와 쇼크 등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② 고명으로 먹은 달걀지단의 살모넬라균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

냉면을 먹고 숨진 60대 사망자의 경우, 냉면 그릇에 들어 있던 달걀지단의 살모넬라균이 패혈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명으로 먹은 달걀지단이라면, 그리 많은 양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허양임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달걀지단의 살모넬라균이 60대 남성이 사망한 직접적 원인이라고 짚었다. [사진=YTN 캡처]
식약처는 김해의 해당 식당을 조사한 결과, "달걀지단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진=YTN 캡처]

살모넬라균은 75도에서 1분 이상 익혔을 경우에는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량으로 조리할 경우, 조리하고 나서 상온에서 보관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균이 급격하게 증식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 김밥집에서 김밥을 먹고 많은 사람들이 식중독에 감염됐고, 그 중 20대가 사망한 사건도 달걀의 살모넬라균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양의 달걀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충분히 익지 않았을 수도 있고, 상온에 오래 노출되면서 상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5년간 살모넬라 식중독균의 77%는 달걀에서 비롯됐다는 통계가 있다. 닭의 분변으로 오염된 달걀 껍질이 상온에서 보관되는 도중, 균이 증식을 했을 가능성이 많다. 다 같이 김밥을 먹거나 냉면을 먹었더라도 특히 균이 많은 부분을 먹게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③ 여름철 가정에서 달걀 보관과 조리는?...“껍질 깨진 달걀은 버리고 노른자도 익혀야”

24일 YTN에 출연한 허양임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3일간 1000명 정도가 냉면을 먹었는데, 감염자 수는 34명”이라며 “오염된 달걀을 드신 분들한테 증상이 나타나고, 또 오염된 음식 중에서도 개체 수가 많은 균에 노출된 분들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허 교수는 일단은 분변에 많이 오염된 달걀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심하게 오염된 건 먹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니면 깨끗하게 닦아서 반드시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는 덧붙였다. 특히 껍질이 깨져 있는 달걀은 버리는 게 여름철 식중독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껍질에 혹시라도 균이 묻어 있을 경우, 안으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또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임산부분들은 노른자까지 잘 익혀서 드시는 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허양임 교수는 여름철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달걀을 노른자까지 익혀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사진=YTN 캡처]
허양임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달걀을 노른자까지 익혀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사진=YTN 캡처]

따라서 허 교수는 “식중독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반숙 대신 노른자까지 다 익혀 먹는 것이 예방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④ 식중독에 지사제를 먹으면?...“장 속 세균이 오래 남아 증상 악화시킬 우려 커”

식중독으로 인해 설사를 하게 되면, 탈수 증상이 생기고 체력적으로 힘이 들기 때문에 지사제를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식중독으로 인해 설사를 할 경우에는 지사제를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고 허 교수는 지적했다. 구토와 설사는 위장에서 균을 배출하기 위한 작용이기 때문에, 함부로 지사제를 먹게 되면 오히려 이 균이 장 속에 오래 남아 있어서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심한 설사를 할 때도 마음대로 지사제를 먹지 말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을 권했다. 혈변이나 발열이 동반된 설사를 할 경우에는 지사제를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물설사를 계속 하고 발열이 동반된다거나 혈변이 나오는 증상이 있을 때에는 균에 의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지사제를 먹어서 균 배출이 늦어질 경우에는 패혈증이나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허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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