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전대미문의 복합위기에 본격 진입했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올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1년 안에 경기후퇴에 진입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블룸버그통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이 미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과 함께 12개월 안에 경기후퇴로 접어들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인 성장 둔화기에 들어간다는 전망이다.
노무라는 "세계 경제가 동반 성장 둔화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더는 성장을 위해 수출 회복에 기댈 수 없음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다중 경기후퇴를 예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호주, 캐나다 등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시장 연착륙에 실패하면 경기후퇴가 예상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 우려했다.
노무라는 한국은 3분기 성장률이 -2.2%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올 4분기부터 긴 경기후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고,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공급 차단을 계속 하면 경기후퇴 강도가 훨씬 더 심해질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로존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모두 -1%로 잡았다.
지난 2분기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에서 거둬들인 돈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도 발표했다. 2분기 글로벌 펀드들이 한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태국 등 7개국 증시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총 400억달러(약 52조원). 2007년 이후 최대치다.
국가별로 보면 대만이 170억달러(약 22조700억원)로 가장 많았고 인도 150억달러(약 19조4천700억원), 한국 96억달러(약 12조4천600억원) 순이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주의 약세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주요 지수에서 기술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만은 절반 남짓이고, 한국은 3분의 1가량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자금 유출이 이제 막 시작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 성장세의 둔화로 자산운용사들이 리스크가 큰 아시아 증시에서 투자금을 빼갈 가능성이 앞으로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