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앤드마이크는 제5공화국의 역사적 사실을 정리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를 인터뷰하였다. 이 여사가 언론에 나와 제5공화국과 가족들의 삶에 대해 증언을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한국 현대사의 한 복판에서 실제로 겪은 일들을 증언하는 이번 작업은 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기도 하지만,제5공화국을 정리하고 재평가하는 새로운 물꼬를 틀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펜앤드마이크는 이 여사와의 인터뷰를 펜앤드마이크 TV로 3차례에 나눠 방송하며,동시에 펜앤드마이크 인터넷 신문을 통해서도 증언의 전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진행자:펜앤드마이크는 지난해부터 8개월동안 제5공화국 역사의 증언이란 프로그램을 통해서 제5공화국에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을 소개해왔다. 전두환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역사적인 상황들을 질문드리려고 했는데, 이미 고인이 되셨기 때문에 저희가 영부인께 인터뷰 요청을 드렸는데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순자 여사(이하 이 여사):녹화는 제가 거진 다 봤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5공화국의 탄생에서부터 성과들이 너무 잘못 알려진 게 많아서 역사적 사실을 사실대로 알리고자 하는 차원에서 방송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방송에 성원을 해주시고 그래서 5공화국의 진실들이 많이 밝혀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하고 있다.잘못 알려진 부분을 가장 잘 알고 계시는 게 영부인이시기 때문에 저희가 질문을 드려보도록 하겠다.

대동맥,신경섬유종,유방암 등 큰 수술만 3번 받아
 

이 여사: 감사드려야 할 사람은 저인것 같은데, 말씀해주셔서 감사하고, 정말 이런 일이 일찍 일어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왜냐하면 본인이 90세 노인이 되니까 모셨던 분들 전부 연세가 많으셔서 나와서 증언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도 또 증언해주겠다고 이야길 했는데도 병환이 드셔서 못나오시고,이런걸 보니까 안타까움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전 대통령으로부터 은혜를 입은 사람도 때론 귀찮아서 때론 말썽스러운게 싫어서 피하는 일을 아무런 인연도 없으신 두 분께서 열심히 하시는걸 보면서 정말 좋을 때 같이 하는 사람과 어려울 때 같이 하는 사람 따로 있다더니 그 말이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모두 알고 계시는 바처럼 저희 남편은 퇴임 후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따라서 아내되는 저도 참 어려움이 많았고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심장에서 내려가는 대동맥이 막혔어요. 옛날에는 왜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말이 그래서 그런지 그래서 전 성격이 좀 꽁한 성격이 아니라서 스트레스가 없는 줄 알았는데 대동맥이 막혔다 그래서 깜짝 놀랐거든요. 그래서 전 대동맥을 코어텍스로 만든 대동맥으로 갈아끼우는 생명을 거는 큰 수술을 받았어요.

진행자: 언제 받으신 겁니까?

"마누리 죽으면 큰일인데"하면서 남편이 반야심경 직접 써주기도

이 여사: 그게 2007년, 그래서 그때 저 문 앞에 걸려있는 반야심경을 (전 대통령이) 집에서 혼자서 마누라 죽으면 큰일인데 그러면서 막 쓰셨나봐요.

진행자: 거기 보니까 이순자 할멈 이렇게 되어있더라고요.

평소 할멈이라고 불러

이 여사: 할멈이라고 왜 그러냐면요. 저는 아들이 셋이에요. 근데 아들이 아버지하고 목소리가 똑같아요. 매주 일요일이 되면 며느리들이랑 손주들이랑 오는데 한사람이 '여보' 부르면 여자 넷이서 그냥 자기 여보인줄 알고 막 (고개를 젓는) 이러는 거에요. 그러니까 (전 대통령이) 당신은 뛰지마, 할멈이라고 부를 때만 (뛰어) 그래서 할멈이 됐거든요. 그래서 그 큰 대동맥 갈아끼우는 수술 했고, 그 후에 또 재판하면서 단식을 28일간 했잖아요.

역사적 증언을 앞두고 이순자여사와 천영식 펜앤마이크대표와 차담

진행자: 그때 저 역사 재판...

이 여사: 네. 95년도 역사바로세우기 재판할때

진행자: 이십 며칠 하셨죠.

떼어낸 종양보더니 남편이 "죽고나면 사리가 나왔을텐데" 하면서 농담으로 위로

이 여사: 28일간. 건강한 것도 문제에요. 대 엿새 하다가 쓰러지면 좀 좋아요. 28일만에 쓰러지셨으니. 그때 그냥 이렇게 밖에서 그냥 말릴 수도 없고 애가 터져서 코에서부터 여기에(얼굴에) 빨간 이런  뾰루지같이 생긴게 나고 위에 또 나고 났어요. 근데 이제 그 사면 복권되고 집에 오신 다음에 병원에 가서 보니까 그게 또 신경섬유종이라는 병이더라고요. 그게 또 악성이 있다 그래서 여기서 이만큼을 떼서 안에서 뜯어냈거든요. 종이컵 반컵 나왔는데, 꼭 이빨같이 단단해요. 그랬더니 이 양반이 심각한 일이잖아요. 여자가 만약에 악성 암이면 죽지도 못하고 살지도 못하고 얼마나 큰일이에요. 근데 다행히 음성이라. 그래서 이제 만약에 악성이면 제거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런데 다행히 음성이어서 다행이긴 했는데 그 후에 여기가 지금도 거무죽죽하잖아요. 근데 내가 심각할까봐 농담을 잘하시거든. 아이고 아깝다 그거 꺼내지 말고 놔뒀으면 죽고나면 사리가 한보따리 나왔을건데.

진행자: 평소에 농담을 아주 많이 거시나봐요.

이 여사: 농담을 많이 하세요. 슬픈 가운데 웃는거에요. 그렇게 이제 큰 병을 앓았지만 두번이죠. 근데 이제 돌아가시고 난 다음엔 그 49제 하기 전인데 병원에 그냥 건강검진하러 갔더니 유방암이라그래서 유방 절제술을 했거든요. 그래가지고 이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코로나까지 걸려가지고 뭐 병치레하느라고. 다행히 외로울 겨를이 없었던거 같아요.

진행자: 아프시느라고 고생을 하셨네요.
 

"어머님 말씀 잘하시면 똑똑한거 보니까 재임중 어지간히 했겠구만 이럴거예요"...아들이 구설수 부른다며 증언 반대

하지만 이번에 판 깔아줄때 증언하고 영감따라 가겠다 결심

이 여사: 평생 같이 살다 가셨으니까 그 후유증도 만만찮을텐데 아프느라고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고 지나가게 됐습니다.

인터뷰를 진행중인 김용삼 대기자와 최대현 부장

그런 상태에서 여기 저기 나와서 증언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니까 첫째로 그런 상태에서 이렇게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것도 걱정이고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반대를 많이 했어요. 또 그렇게 무리하다가 암이 재발되면 어떡하냐 그게 제일 크죠. 그다음에 큰 아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어머님이 나가셔서 말씀을 또 잘 하시면 아 저렇게 잘알고 똑똑한거 보니까 재임중에 어지간히 했겠구만 이럴거라는 거에요. 그리고 또 말씀하시다 실수라도 하면 아이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조용한데 왜 또 구설수를 부르려고 그러냐 반대를 했어요. 그래서 제가 흔들리더라구요. 그래서 안 할래 했는데, 민(정기)비서관님이 그냥 우리 아들한테 가서 막 뭐라하셨나봐요. 그래서 엄마 내 이름을 말하면 어떡하냐고 그랬어요.

결국은 제가 결심을 했죠. 왜냐하면 자서전을 30년에 걸쳐서 식구들이 다 모였을 때 혼자 방에 앉아서 글쓰고 밤에 자다가 2시에 나와서 혼자 쓰고 그거 보면 제가 좀 어느 정도 독종인건 그럴 수 있죠. 그래서 이왕에 책을 냈는데 책보는 사람 따로 있고 화보 사진만 화보집도 내볼까 생각했었거든요. 아 이번에 그냥 판 깔아주실 때 육성 증언 내놓고 그 담에 영감따라 가야되겠다 그래서 결심을 한거죠.

진행자: 아주 어려운 결심을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여사: 잘 봐 주십시오.<계속> <인터뷰=김용삼대기자,최대현 부장.정리=박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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