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운명⑪]문재인 임기 종료 3개월 앞두고 아시아나를 대한항공에 넘겨줘...국정농단 아닌가(中)
[재계의 운명⑪]문재인 임기 종료 3개월 앞두고 아시아나를 대한항공에 넘겨줘...국정농단 아닌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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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2.07.14 13:30:16
  • 최종수정 2022.07.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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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사진=한진그룹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사진=한진그룹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인천공항이 다시 해외 여행객들로 북적거리는 가운데 최근 여행업계에 작지않은 이슈가 생겼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이 출범한 이래 미주지역을 비롯한 경쟁노선에서 아시아나 티켓이 대한항공 보다 비싼 적이 없었다. 후발주자인 아시아나의 숙명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곳곳에서 가격역전이 발생하고 있다. 오는 9월초 인천공항에서 뉴욕 JFK공항으로 가는 티켓 가격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아시아나가 더 비싼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의 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뉴욕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동시에 취항하고 있는데 이로인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경쟁의 효과는 명백했다. 인천-뉴욕 노선과 대한항공이 단독 취항하는 인천-워싱턴DC 노선은 비행거리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항공권 가격은 뉴욕이 80만원 가량 저렴했다. 경쟁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합병이 마무리되면 독점 노선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두 항공사 소속의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까지 합치면 우려는 더 커진다. 일본 노선은 두 항공사 점유율이 57.3%, 중국 45.7%, 미주 노선은 73.3%에 달하기 때문이다. 저가 항공사가 많이 취항하고 있는 동남아 노선도 42.9%나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지난 2월 양사의 인수합병을 승인해주면서 이런 상황에 대비해 조건을 달기는 했다. 두 항공사의 결합으로 중복되는 119개 노선에 대해서 경쟁 항공사의 신규진입 등을 촉진하는 장치를 만들어 두기는 했다. 하지만 최고의 황금노선인 북미지역 직항 노선의 경우 외국 항공사는 도쿄 등 외국을 돌아오는 경유 노선이 많아 그동안의 경쟁효과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2019년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을 때, HDC는 2조5000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영향력에 따라 당시 금호그룹측에서 간절히 원했던 3000억원 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배제된 금액이었다.

하지만 HDC가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한 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에 들일 돈은 1조원에도 못 미치는 7000억원 정도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긴 했지만 산업은행을 통해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특혜조치였다. 아무리 코로나 상황이라도 HDC에 이 정도 특혜가 주어줬다면 HDC는 아시아나를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의 3:1 무상균등감자 후 1조5000억원을 투자해 63.9%의 최대주주가 되는데 HDC는 금호산업에 구주가격 3200억을 지불하고 2조2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고도 더 적은 지분율(61.5%)을 가지게 되는 구조였다.

아시아나 인수 직전까지 조원태 회장은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 등으로 구성된 주주연합과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지분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3자연합의 지분울은 46%, 조원태 회장은 41%로 불리한 구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8000억원을 투자해 한진칼의 지분 10%를 확보, 조 회장의 경영권까지 보장해주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아시아나의 7조 원이 넘는 부채, 고용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조 회장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항공운송업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소비자의 편익을 희생해가며 HDC의 인수 때와 비교할 때 엄청난 특혜가 주어진 것이다.

2021년 9월16에 열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관련 토론회에서 조국흑서 저자인 김경율 당시 경제민주주의21 대표, 회계사는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되는 인수 자금 1조8000억원 중 상당 부분의 실질적 최종 부담자는 대한항공의 소액 주주들"이라며 "사실상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을 무자본 M&A로 인수하게 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산은이 구조조정을 자임하는 국책은행이라면 기존 채권자의 채무 조정 등 아시아나항공 회생 가능성을 극대화 하는 작업부터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며 "구조조정 책임자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금융기관의 이권 대변자로서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은은 대한항공을 직접 지원하지 않고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선택한 이유를 이것저것 제시하고 있으나 타당성이 떨어진다"며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이 존재하지않는 변칙적 방식"이라고 산은의 조원태 회장 경영권 지원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처리방식은 일본이나 외국의 경우와도 비교된다.

일본의 국적 항공사인 JAL이 2010년 무렵,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자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왔다. 국가 대표 항공사는 하나면 된다는 주장에 JAL의 국제선 부문을 ANA가 흡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77세의 경영인은 단 세 명의 측근을 데리고 JAL에 들어가 13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고 3년뒤에는 역대 최고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의 주요 항공사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자 이탈리아 정부가 알이탈리아를 국유화 한 것처럼,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인수합병이 아닌 정부자금 투입을 통한 경영정상화 방식을 선택했다. 경쟁에 따른 소비자들의 편익을 고려한 것이다.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은 ‘문재인 정권의 금융황태자’로 불렸던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의 산업은행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처리는 최초 인수를 추진했던 HDC와 비교할 때, 상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특혜가 주어진 불공정 비정상 국정행위로 지적된다. 재계에서는 “화천대유가 그렇게 많은 이익을 가져갈지는 몰랐다”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 등 대장동 책임자들의 변명을 연상하게 만든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30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날리고 아시아나를 포기했던 HDC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합병내용을 두고, “우리한테는 수십km를 구보로 뛰게하고 대한항공은 차에 태워 목적지에 데려다 주는 식”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과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권에서 이루어진 불공정 비정상 국정행위에 대한 사정(司正)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직까지 검찰총장과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사정의 양날개’는 인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문제가 윤석열 정부의 금융 사정당국이 들여다 볼 국정농단 대상으로 부각될지 여부가 주목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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