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뒤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2018.09.19(사진=연합뉴스, 편집=연합뉴스)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뒤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2018.09.19(사진=연합뉴스, 편집=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지난 15일 국방부(장관 이종섭) 조직 개편을 위한 포석인 '국방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국방부령 제1090호)' 전면 개정안을 밝혔다. 이로써 지난 문재인 정부를 최일선에서 견인했던 문제적 조직인 '대북정책관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행태를 두고 '문재인 정부 지우기'로 봤는데, 이는 단순히 정권 교체에 따른 정치적 행위가 아니다. 단순한 정치적 변화 외 대한민국 국방 정책·인사 등 전분야에 대한 개혁을 뜻한다.

<펜앤드마이크>는 9·19 남북군사합의 3주년을 맞이한 지난해 9월19일자 기사 <[탐사기획] '9·19 남북군사합의 3주년' 속 文 국방부 요직 '대북정책관실' 추적 르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기조에 발을 맞춰야 했던 국방부의 인사 및 대북 정책의 일면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직제 개편 과정에서, 그동안 잊혀졌던 그간의 기록을 다시금 밝혀본다.

시작은 지난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비롯된다. 9.19 남북군사합의 전, 문재인 정부는 십여차례에 걸쳐 판문점 통일각 등에서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가져왔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이는 김도균 육군중장(당시 소장, 육사44기)으로, 대북정책관이라는 직책에 눈길이 쏠렸다.

대북정책관 직책은 국방정책실 산하 정책관실급 조직의 장(長) 자리로, 문재인 대통령 집권해인 2017년 12월26일 국무회의 의결 직후인 2018년 초 신설됐다. 대북정책관실 산하 북한정책과 등이 편성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반기 대북정책관이던 박인호 공군대장(공사35기)은 공군참모총장으로 영전했고, 그 후임인사로 김도균 소장이 맡았다. 문재인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이던 그는 대북정책관을 맡으면서 육군중장으로 진급해 육군수도방위사령관으로 오게 된다. 중장급인 수방사령관직을 소장급 사단장직을 맡지 않은 인물이 맡으면서 군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합동기수단의 도열을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 2021.10.1(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합동기수단의 도열을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 2021.10.1(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대북정책관실 산하 북한정책과 과장이던 조용근 육군대령(육사49기) 또한 준장으로 진급하면서 김도균 대북정책관의 후임자 자리로 직을 잇게 된다. 그의 부친은 김대중 정부 당시 제1연평해전을 겪었던 故조성태(육사20기) 국방부장관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부 대북정책관실의 이같은 기행(奇行)적 인사 외 정책도 예사롭지 않았다는 평이 군 안팎에서 무성했다. 대북정책관실의 대표적인 추진 결과가 바로 '9·19 남북군사합의'다.

하지만 그외에도 대북정책관실은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주도했고, 군사분계선상 비무장지대(DMZ) 내에서의 남북도로연결 및 GP 화기·장비·병력 철수 등을 담당했다.

그러다 한 사건이 방점을 찍게 되는데, 지난 2019년 3월4일 '경기도와 북한군 묘지 이관 업무협약서 체결' 건이다. 이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現 이재명 국회의원의 경기도가 맺은 것인데, 2020년 9월 북한군의 총격으로 잔인하게 살해당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故이대준 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서주석 차관이 대표해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現 이화영 킨텍스(KINTEX) 대표와 손을 잡았던 사업이다.

국방부가 맞바꾸겠다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산53~55' 일대를 기자가 직접 찾아가 봤는데, 이곳은 지난 1987년 KAL858기를 폭파한 북한의 대외공작원 김승일이 묻힌 6099㎡ 규모의 묘지로 국방부가 이를 평화공원 조성 목적으로 맞바꾸겠다는 내용이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에서의 국방부가 벌였던 대북정책관실의 이같은 일들은 모두 대북정책이라는 미명하에 진행된 문재인 정권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조직법에 따라 국방부는 국방에 관련된 군정·군령과 군사 사무를 관장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에서 그 임무가 국군통수권자의 정책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렇기에 문재인 정권의 입맛에 맞는 실무정책을 추진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군령 기능 강화' 등의 기능조정에 따라 국방부에는 국장급의 방위정책관실이 지난 15일부로 새로 편성됐다. 대북정책관실의 북한정책과와 군비통제정책과는 정책기획관실로 재편되고 기존 북핵대응정책과·미사일우주정책과는 유지를, 방위정책과와 사이버전자기정책과가 신편된다. 국방부는 우선적으로 직제 개편안으로 방위정책관실을 편성 후 실질적인 개편 소요 관리를 차차 마무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방부 대북정책관실의 그간의 행적에 대한 심층기사는 위 관련기사 항목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2.7.6(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2.7.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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