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집권 후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사' 대상 중 한명으로 김경수 前 경남도지사를 검토중인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통해 "사면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여당 안팎에서 사면검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그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한 사면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연일 계속되는 까닭은, 연일 국민의힘 등 '여권 핵심 관계자들'이라는 익명으로 김 전 지사의 가석방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에 따른 것이다. 전날 열린 가석방심사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음달 형기의 반환점을 넘기게 된다. 가석방심사는 통상 형기의 절반을 채운 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사면 조건에 맞춰지는 모양새다.
일명 '친노(親노무현)·친문(親문재인)'의 핵심인물인 김경수 전 지사는 지난해 8월21일 '드루킹 댓글 조작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대법원에 의해 6년9개월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김 전 지사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를 유죄(징역2년)로 보고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위반(공직선거법 위반혐의는 무죄)으로 확정지었다. 드루킹 댓글 사건에 따른 것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남지사로 나선 김경수 전 지사가 '드루킹(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해 19대 대통령 선거 기간인 지난 2016년 12월4일부터 2018년 2월1일까지 기사 7만6천건에서 118만건의 유권자에게 노출된 글을 대상으로 무려 8천800만회의 공감·비공감 글을 조작했다는 것.
이는 선거 기간 중 유권자들에게 보여지는 글에 불법적 수단으로 고의적 조작행위를 가했다는 점과 당시 집권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개입돼 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를 왜곡한 범죄행위다.
그런데 이같은 일을 벌이다 적발돼 대법원에서 유죄판정을 받은 그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 가석방 가능성을 띄운 것이다.
이같은 행태는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발언의 취지와도 정면배치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입당 후 대선 예비후보 신분이었던 지난해 8월25일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 정치권력이 불법과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사법기관에 압력을 가하고 흔드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하고, 대통령 측근이 여론조작에 관여하는 일도 없을 겁니다. 윤석열 정부에선 조국도, 드루킹도, 김경수도, 추미애도 없을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바로 그 한달 전인 지난해 7월29일에도 윤석열 대통령 예비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는 정진석 의원의 주장은 너무도 당연한 말씀이고 저도 적극 지지한다"라면서 "정부 정통성에 국민들이 의문을 갖게 되는 사건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선거의 최대 수혜자이며 국정 최고 책임자로써 반드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라고 답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지난해 8월17일,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의 모습도 김경수 전 지사의 가석방은 언급하던 작금의 모습과는 달랐다.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권성동 의원이 아니라 김기현 의원이었고, 김기현 의원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서 청와대에 '드루킹 사건 판결'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고 나섰었다.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일명 드루킹과 핵심 주도 단체 '경인선'의 존재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명확히 드러났고, 공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감된 이후 댓글 조작사건의 몸통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목되고 있는데 정작 그는 침묵으로 일관 중"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이 정세를 보면 국민의힘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정권 교체를 이뤘는데, 곧장 가석방 가능성을 언급하는 행태를 보임에 따라 당 안팎의 지지자들로부터 상당한 원성을 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한편, 대통령 사면은 현행 사면법에 따라 사면심사위원회가 구성돼 진행된다. 이번 8.15 특사 대상으로는 이명박 前 대통령(형집행면제)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복권)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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