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국민연합·북한 기독교 총연합회·전국통일광장기도연합 등 22일 하루 동안 민주당, 국민의힘, 통일부 앞에서 각각 규탄 기자회견 개최

이용희 강제북송반대 국민연합 공동대표가 22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용희 강제북송반대 국민연합 공동대표가 22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탈북민 강제북송에 반대해온 시민단체들은 22일 문재인 정권이 자행한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의 전면 재조사와 관련자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전국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국민연합’과 ‘북한 기독교 총연합회’, ‘강제북송 진상규명 국민운동본부’, ‘전국통일광장기도연합’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오후 12시 40분 국민의힘 당사 앞, 그리고 오후 2시 30분 서울 종로구 통일부 앞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약 100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폭염과 갑작스런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문재인 정권의 탈북민 강제북송 만행을 강도높게 규탄했다.

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이용희 공동대표는 “자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어 처참히 죽게 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서훈 전 국정원장,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 관련자를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하라”며 “탈북자는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이며, 탈북 어민들은 구두와 자필로 명확하게 귀순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흉악범’이라는 북한의 주장만 믿고 상세한 조사도 없이 불과 며칠 만에 북송시킨 것은 대한민국 정권이 헌법과 국제조약을 무시하고 자국민을 잔혹한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며 설령 이들의 16명 살해행위가 사실이라고 하더라고 귀순 청년들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따라 처리되었어야 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 소식에 정통한 탈북민은 탈북 어민 두 명이 흉악범이 아니라 원산 갈마지구 돌격대 소속 노동자로서 무자비한 노동에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김정은 비판 격문을 내건 것이 발각돼 어선으로 탈북한 것이라고 증언했으며 이는 원산지역에서 알려진 이야기”라고 했다. 또한 “탈북어민들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이 아니라 탈북자 16명의 도주를 도와주다가 발각되어 귀순했다는 주장도 2019년 당시부터 나왔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귀순 어부 두 명은 사악한 김정은 정권에 맞선 정의로운 청년들인 것”이라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페스카마호 선상 살인사건에서 11명을 살해한 조선족 살인자까지 변호했던 인권 변호사라고 자처하지만 중국인은 변호하고 자국민은 사지로 내몬 것에 대해 무슨 변명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탈북민들이 안대를 한 채 포승줄에 묶여 도살장으로 끌려가듯 끌려가는 모습과 판문점 북쪽 경계선을 넘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확인한 국민들은 경악과 분노로 치를 떨고 있다. 강제북송은 문재인 정권이 자국민 수호의지도 헌법 수호의지도 없는 비굴한 정권이며, 북한의 반인도범죄에 적극적으로 부역한 공범임을 여실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 ▲탈북어민 2명을 북한에서 살육당하도록 강제로 보낸 모든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그동안 북한과 내통하며 대한민국을 파괴한 이적 행위자들과 단체들에 대해 군검경 합동본부를 설치해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주모자들을 체포하며 ▲공산주의자, 주체사상 추종자, 북한 추종자들이 입법, 사법, 행정부에서 이적행위, 종북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법을 제정하고 국가안보를 철저히 지킬 것을 촉구했다.

김태희 자유와인권을위한탈북민연대 대표가 22일 통일부 앞에서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를 맞으며 발언하고 있다. 그는 3년 전 이곳에서 탈북 어부 두 명의 강제북송에 항의하며 단식 농성을 했다.
김태희 자유와인권을위한탈북민연대 대표가 22일 통일부 앞에서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를 맞으며 발언하고 있다. 그는 3년 전 이곳에서 탈북 어부 두 명의 강제북송에 항의하며 단식 농성을 했다.

자유와인권을위한탈북민연대 김태희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한다”며 “따라서 북한주민들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중국에서 강제북송을 3번이나 당했지만 중국이 아닌 조국 대한민국에서 강제북송을 당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민주당 의원들, 당신들은 그들이 북한으로 끌려가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처형당할 줄 뻔히 알면서도 북한으로 보낸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김 대표는 “3년 전 문재인 정권의 탈북청년 강제북송에 항의하기 위해 통일부 앞에서 단식하다 쓰러져 실려 간 적이 있다”며 “북한에 끌려가 잔인하게 처형당한 자식뻘인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너무나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9년 12월 6일 문재인 정권의 탈북민 강제북송에 항의하기 위해 통일부 앞에서 단식을 했다. 당시 문 정권의 탈북어부 강제북송과 탈북 모자 아사 사건 등에 항의하며 통일부 앞에서 단식을 이어간 탈북민들은 5명. 탈북민 이동현 씨가 처음으로 그해 11월 26일부터 9일 동안 단식을 시작했다. 이후 탈북민 주일용 고대 트루스포럼 대표가 4일, 김 대표가 12일 동안 엄동설한에 작은 텐트 안에서 노숙을 하며 단식에 나섰다. 성현모 목사와 탈북민 김충성 목사도 단식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통일부 앞에서 매일 점심시간과 오후 퇴근시간에 1인 피켓 시위를 하며 김연철 당시 통일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통일부 공무원들은 단식농성에 나선 탈북민들에게 '텐트를 철거하겠다'며 협박에 나섰고,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는 민노총의 대형 천막은 그대로 둔 채 탈북민 텐트만 철거하는 편파성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9년 당시 강제북송에 항의하며 단식하던 탈북민들을 찾아와 협박했던 통일부 공무원들, 탈북민들의 텐트를 강제로 철거하며 탄압했던 종로구청, 종로경찰서 등이 정권이 바뀌니 태도가 좀 바뀐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탈북어부 2명만 강제북송한 것이 아니다”며 “내가 통일부 앞에서 단식하던 그 때 통일부 서정배 인도협력국장은 텐트를 들어내겠다고 협박하면서 2018년에 200여척, 2019년 158척의 북한 목선이 동해안으로 넘어왔다고 실토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제3국을 통해 탈북한 우리는 유엔에 이름이 남기 때문에 정부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없지만 해상으로 넘어온 탈북민들은 유엔에 이름이 남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마음대로 북송할 수 있었다”며 “문재인 정권 시절 탈북민들 강제북송에 동조한 통일부 공무원들은 지금이라도 양심고백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성구 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공동대표가 2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성구 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공동대표가 2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및 탈북자강제북송반대부산교회연합 이성구 공동대표는 이날 민주당 당사 앞 기자회견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는 중국정부를 향해 탈북민 강제북송에 반대하며 탈북동포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라고 외쳤다”며 “그런데 ‘사람이 먼저’라며 ‘촛불혁명’ 운운 했던 ‘인권 변호사’ 출신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사람들이 중국정부와 똑같이 반헌법적이고 반인권적인 탈북민 강제북송을 저지를 줄 몰랐다”고 했다. 이어 “귀순 의사를 분명히 한 북한 청년들을 사지로 내몰고도 국민을 바보로 아는지 뻔뻔스럽게 이들은 ‘흉악범’이라며 진실을 뒤집으려고 한다”며 “북한이 ‘흉악범’이라고 주장하면 귀순 탈북민을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해도 되는가. 관련자들을 모두 철저하게 수사해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은 국민의힘의 능력이 아니라 불의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자 한 위대한 국민들의 열망이었다”며 “탈북민 강제북송에 동조한 김무성, 이혜훈 의원들은 반성하고 탈당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가 탈북 청년 어민을 강제북송할 당시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이혜훈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사람들이 귀순해 우리 국민 속에 섞인다면 너무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김무성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도 “이런 흉측한 놈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받아서야 되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김권능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이 2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권능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이 2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김권능 회장은 “‘법과 원칙’을 누구보다 많이 외쳤지만 정당한 사법절차도 없이 권력을 남용해 두 명의 탈북민의 인권과 생명권을 무참히 짓밟고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오히려 자신들의 불법성을 무마하고자 하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행위에 대해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소속 교회들과 단체들, 그리고 많은 탈북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포승줄에 묶이고, 안대를 한 채로 끌려가 판문점에서 갑작스럽게 북한군에게 넘겨지는 탈북어민들을 보면서 이 땅에 온 탈북민들은 중국공안에 의해 강제북송당하고 북한보위부에 의해 참혹하게 끌려가는 장면이 연상돼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우리 탈북민들은 자유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상한 사법절차와 충분한 조사도 없이 귀순 탈북민을 ‘흉악범’으로 만들고 귀순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진정성이 없다’는 억지 판단으로 강제북송시킨 것은 그야말로 반헌법적이며 강도적인 논리”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과 그 하수인들의 만행으로 가난과 억압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가졌던 북한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과 꿈을 갈기갈기 찢겼다”며 문재인 정권의 탈북어민 강제북송에 관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이에 관여한 인사들을 철저하게 수사하며 불법 행위자들과 방조자들을 엄벌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다시는 탈북민 강제북송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현재 중국에서 강제북송 위기에 놓인 탈북자들과 북한에 억류 중인 대한민국 국민 6명(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김원호 등)을 송환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윤석열 정부에 당부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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