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오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오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국회의장이 김진표 국회의장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펠로시 의장은 한국과의 안보·경제·거버넌스 협력을 강조했고, 김 의장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축하결의안을 채택하는 게 어떠냔 의견을 제시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오후 대만을 떠나 같은날 오후 9시 반경 경기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펠로시 의장은 서울 시내의 모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4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해 김 의장을 만났다. 국회 본관 앞엔 한국 전통 복장을 갖춘 의장대가 좌우로 도열해 펠로시 의장을 맞이했으며 김 의장은 영접한 자리에서 펠로시 의장 및 미국 대표단과 손등을 맞부딪치는 것으로 악수를 대신했다.

한미 양국 의회 의장이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전통 복장을 한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 의회 의장이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전통 복장을 한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 의장은 12시경부터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김 의장은 "현재 한미 양국은 국회 위협, 기후 변화, 코로나, 글로벌 스태그네이션 등의 위협에 공동 대처해야하는 전례 없는 전환기의 한복판에 처해 있다"며 "한미 동맹은 군사·안보 동맹을 넘어 경제 및 기술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 다양한 도전에 효과적으로 공동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미 동맹이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해나가는 데 펠로시 의장님의 지속적인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내년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해"라며 "이런 중요한 해에 양국 국회와 의회가 각각 한미동맹 70주년 축하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안을 제안드린다"고 하여 미국측에선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러한 제의를 한 이유로 "지난 2013년 미국 의회에서 한미동맹 60주년 축하하는 의미로 결의안을 채택해주셨다"며 "그 이후 10년 동안 한미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관계 발전의 근거로 △ 한미 FTA 발효돼 10년 전보다 교역규모 70% 증가해 작년 기준으로 약 1700억불, 사상 최대치 달성 △ 미국은 한국의 제1해외 투자 대상,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핵심산업 중심으로 대미투자 증가 △ 한국 기업들이 미 전역에서 총 1800개 이상의 법인 설립, 5만 명 가량의 미국 근로자 고용을 들었다.

김 의장은 지난달 27일 워싱턴DC에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된 것 역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국회 및 의회가 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을 채택하면 국민 지지와 공감대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김 의장에게 화답했다. "다시 한 번 국회를 찾게 돼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의장 취임한 7월 4일은 미국 독립 기념일이라 한미 관계가 깊으며 인연임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언제나 대표단 구성할 때 중점두는 세 가지 분야는 안보·경제·거버넌스"라며 "세 분야 모두에서 미국은 한국과 굳건한 관계를 갖고 있고, 세 분야 모두 한국에 대단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참고로 안보·경제·거버넌스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세 가지 원칙이다.

펠로시 의장은 "문화적으로 2가지 중요한 점을 언급하겠다"며 "2015년 방한했을 땐 미 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막 통과시켰을 시점"이라며 "일본계 혼다 의원이 발의해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했다. 또한 "지난 주 워싱턴에서 한국전쟁 전사자 추모의 벽이 준공이 됐다"며 "매우 감동적이었고 가슴벅찬 순간이었다, 양국 관계를 잘 존중하는 의식이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순방의 주 목적 중 하나가 '안보'"라며 "안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주한 미군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또 다른 방법은 미국 내 한국인들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며 "한미 동맹 관계를 어떻게 하면 발전시킬 수 있을지, 의회 관계를 돈독하게 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국 의장의 회담은 약 30분간 이어졌다. 한국측에선 김 의장 외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재정 의원, 박경미 의원, 이원욱 의원, 김상희 의원, 이광재 의원(이상 민주당), 윤재옥 의원(국힘)이 동석했다. 미국측에선 펠로시 의장 외에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마크 타카노 하원 퇴역군인위원회 위원장, 수잔 델베네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위원장, 라자 크리쉬나무르티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앤디 킴 하원 의원이 동석했다.

김 의장과 펠로시 의장이 회담장으로 향하는 모습. 펠로시 의장이 한미 양국 국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장과 펠로시 의장이 회담장으로 향하는 모습. 펠로시 의장이 한미 양국 국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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