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문재인 정부의 '외교 책사'였던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5일 윤석열 정부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에 대해 "무난한 대처"라고 평가했다. 

문 이사장은 이날 KBS라9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외교 참사'라 질타하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펠로시의 카운터 파트너(협상 상대)는 김진표 국회의장"이라며 "대만 의전이 이랬다, 싱가포르는 이랬다고 비교하지만, 그건 그쪽(의 의전)이고, 우리는 우리 의전 절차가 있다. 이게 왜 큰 문제가 되느냐"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해 다음 날 김진표 국회의장과 양자회담을 나눴고, 윤 대통령과는 오후에 40분간 전화로 회담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휴가 중이라 만남은 적절치 않다는 답변은 내놨다.

이에 대해 문 이사장은 "대통령이 휴가 중인데 (펠로시를) 만나면 굴욕 외교라고 하고, 안 만나면 중국 눈치 본다고 할 텐데 전화로 한미관계 얘기하는 게 적절했다"며 "정부가 말하는 걸 (비판하는 쪽도)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휴가 중에 특정 인사를 만나지 않는다"며 "미국에서 휴가는 개인적 영역이라고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낸시 펠로시가 한국에 도착할 당시 한국 의전 담당이 한 명도 나오지 않을 것을 두고는 "펠로시가 (안 나와도 된다고) 통보했다"면서 "대만 건너올 때 보안을 요했고 사전에 도착시간을 (한국에) 미리 통보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 대만, 일본 등 4개국 반도체 협력 확대를 위한 '칩4 동맹' 참가를 요청하는 데에 대해서는 "국익과 기업의 이익을 조화시키면서 지금 국면 극복하는 게 과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 이사장은 "국가가 생각하는 전략적 이익이 한 축에 있고 기업의 이익이란 다른 축이 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중국에서 40%, 홍콩에서 20% 벌어서 미국에 투자하는데, 미국(공급망)에 집중하면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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