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펠로시 방한 속 尹정부가 맞닥뜨린 美中간 '4세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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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한 사진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 2022.8.5(사진=펠로시 의장 SNS 캡처, 편집=조주형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사진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 2022.8.5(사진=펠로시 의장 SNS 캡처, 편집=조주형 기자)

중국이 美 연방하원의 낸시 퍼트리샤 펠로시(Nancy Patricia Pelosi) 의장의 대만 방문일정(지난 2~3일) 이후부터 각종 보복성 행태를 보여 눈길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다량의 각종 군 항공기·함선으로 하여금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행위를 저지른 것.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의 각 분야별 대화 채널을 모조리 단절한다고 지난 5일 밝힌다.

구체적으로 끊겠다고 밝힌 채널은 양국간 전구(戰區)지도자 통화 및 국방부 실무회담과 해상 군사안보 협의체 회의를 비롯해 미중간 불법 이민자 송환 및 형사사법·다국적 범죄 퇴치 협력 등 8가지에 달한다.

이번 보복성 행태로 각 분야별 대화 채널 단절과 대만해협에서의 군사행동으로 중국과 미국간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를 통해 '4세대 전쟁'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이같은 '4세대 전쟁'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사활적 이익, 즉 죽고 사는 문제를 얼마나 잘 다룰 것이냐는 데에 있다.

중국의 이번 도발 행위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그간의 전세계에서 있었던 전쟁의 양상과는 다르다. 수많은 매체를 비롯해 외교가 안팎에서는 '미중(미국과 중국간) 패권 경쟁'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패권 경쟁' 등 비교적 낮은 단계의 갈등 양상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이미 새로운 전쟁의 진행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전쟁의 본질이 '안전보장'이라는 우리의 사활적 이익을 확보하는데에 있다는 점, 한반도에서 북한과의 오랜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미국간 4세대 전쟁 양상이 주는 교훈은 결코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미중 패권 갈등 양상이 단순히 '경쟁'이 아니라 '4세대 전쟁 상황'으로 규정되는 데에는, '4세대 전쟁'의 정의를 통해서 확인된다. 기존의 전쟁(1세대·2세대·3세대)과 달리 4세대 전쟁으로 구분되는데, 이 구분은 크게 핵(核)병기의 등장 시점을 기점으로 분리될 수 있다. 핵무기의 등장을 기점으로 구세대(1·2·3세대)와 신세대(4세대)로 나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가공할 무기인 핵무기로 전략적 관점이 전면 재수정됨에 따른 것이다.

핵무기 사용 이전 세대에서는, 특정 병기나 화력에 의해 국가적인 수준의 전멸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1세대 전쟁의 경우 근대의 주권국가개념이 확립된 1648년 베스트펠렌 조약(웨스트팔리아 조약, Westfälischer Friede) 이후 시작된 군사조직간 섬멸전이 주를 이루다가 산업혁명 등으로 과학·화력의 발달로 1차 세계대전에서 화력전에 의한 2세대 전쟁 양상을 보이게 된다. 3세대 전쟁의 경우 2차 세계대전에서 전차에 의한 전격전·기동전 등 재래식 병기에 의한 대규모 물리적 충돌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1945년 실제 핵무기의 개발·사용에 따른 기존 전쟁 그 이상의 멸망 가능성이 나타나자, 전세계는 기존 재래식 무기 사용에 의한 국가간 제압전이 아니라 핵병기의 사용 위협 가능성에 기반한 억제전략으로의 전환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핵무기에 의한 안보위협을 기반으로 한 냉전적 세계질서가 짜여진 것이다.

1945년 8월 6일 미군 전투기가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을 떨어뜨린 후 버섯 모양의 거대한 원자운(原子雲)이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부편집=조주형 기자)
1945년 8월 6일 미군 전투기가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을 떨어뜨린 후 버섯 모양의 거대한 원자운(原子雲)이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부편집=조주형 기자)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로 냉전적 질서가 초강대국인 미국 중심의 1극 체제로 바뀌었지만, 핵무기에 의한 위협적 억제전략은 핵을 보유한 국가의 비대칭 안보전략으로 굳어졌다. 이같은 핵억제전략은 단순히 군사라는 단독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외교(Diplomacy)·정보(Intelligence)·군사(Military)·경제(Economy) 분야등 일명 4대 분야(DIME)로 확장된다.

이는 지난 반세기간 냉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소련과 미국의 외교·군사 전쟁은 쿠바 사태를 비롯해 전세계 각구역별로 나타난다. 이중 정보전의 경우, 소련과 미국의 첩보전이 상당했는데 한반도에서 있었던 푸에블로호 사건과 CIA(중앙정보국) 창립 과정부터 소련의 경제 대공황 유발 빌미 사태까지 뿌리깊게 나타난다. 소련 경제 대공황은 첩보전과 경제전쟁이 복합된 하나의 양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또다른 특징은 기존 2~3년 가량 진행됐던 국가전쟁의 기간이 아니라 무려 50년 동안, 혹은 그 이상 진행된다는 특징도 나타난다. 그 실체적인 사례가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체제유지 및 고착화를 위한 핵전략을 지난 30년간 활용해 왔었던 것.

이처럼 새로운 4세대 전쟁의 적용 범주가 4대 분야로 확장되다보니, 4세대 전쟁의 정의는 명확히 규정하기 어려우며 외교전·정보전·분란전 등 온갖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공통적으로 '상대 정책결정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전략적 목표가 이익보다 손해가 크도록 강압적으로 인식하도록 만든다'는 억제전략에 기반하는 셈이다.

그 예시가 바로 핵(核)이라고 하는 가공할 비대칭 무기에 의한 공포 유발과 안보이익 정책의 무력화 유도책이며, 핵병기가 아니더라도 4대 분야의 복합·동시적 파상공세로 상대의 정책 의지를 꺾어내는 형태로 발전했다.

즉, 이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일정이 곧 대만으로 하여금 그들의 안보이익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도록 중국이 군사·외교·경제 모든 분야에서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이미 앞서 우리나라의 사드(THAAD) 배치 문제에서도 유사 양식이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따른 대비책 중 일부로 최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체(Extended Deterrence Strategy and Consultation Group, EDSCG)' 외 나머지 3대 분야의 복합적 대비가 요구되는 바이다.

앞서 중국의 이런 4세대 전쟁 행태는 우리나라의 안보이익 확보에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대단히 크다. 아니, 이미 사드 배치 문제를 통해 이것이 작용해왔음이 드러난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의 이같은 행태는 이미 현 윤석열 정부로 하여금 안보정책 수립과 전략의 이행에 있어서 앞으로 계속 맞물리며 충돌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DIME 분야(외교·정보·군사·경제)에서의 면밀한 대책 보완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인 셈이다.

한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3일 저녁 오산의 미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는데 의전 홀대 논란으로 비화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은 결국 불발됐고, 지난 5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에게 "펠로시 의장의 방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밝힌 후 (일본으로)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일본으로 떠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지난 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조찬을 함께 했다./

미국(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시진핑 주석), 대만 PG.(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미국(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시진핑 주석), 대만 PG.(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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