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 12일 오전 도어스테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사범 배제, 경제·민생사범 포함' 기조를 내비췄단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 12일 오전 도어스테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사범 배제, 경제·민생사범 포함' 기조를 내비췄단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8.15 광복절 특별사면은 '정치사범 배제, 경제·민생사범 위주'로 이뤄졌다. 윤석열 정부의 첫번째 사면은 왜 이런 방식으로 이뤄지게 됐을까.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도어스테핑에서 "전세계적으로 경제의 불안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이 민생이고 민생은 정부도 챙겨야 하지만 경제가 활발히 돌아갈 때 거기서 숨통이 트이기 때문에 거기에 방점을 둔 것"이라 했다.

사면의 기조를 경제와 민생에 두었음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또 '경제 주체'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라는 윤 대통령의 경제관이 담긴 것으로도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때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단 평가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정치사범으로 수감돼 있어 특별사면 물망에 올랐던 주요 정치인으론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있다. 이들이 이번 사면에서 전면 배제됐다. 

그 외에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전병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 등이 있다.

윤 정부가 정치인 특별사면을 배제한 것은 우선 국민 여론을 참고했을수 있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여론은 비교적 높고,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사면에 반대하는 여론은 비교적 낮았다. 지난달 22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61.2%가 이 대통령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는 것을 반대했다. 사면 찬성은 33.1%, 판단 유보층은 5.7%였다.

반면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에 대해선 찬성이 65.0%, 반대 29.8%, 응답 유보가 5.2%였다. 이 전 대통령과는 달리 찬성이 두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여론이 이러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을 특사 대상에 포함하기엔 정치적 부담감이 매우 클 수 있단 얘기다.

여기에 현재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매우 낮은 것도 부담감으로 작용한단 평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가 무너진 상태. 12일 오전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25%로 전주보다 1%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대 여론이 더 높은 이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한다면 지지율 반등은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단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홍준표 대구시장도 "지지율이 바닥이라고 8.15 대사면을 포기한다고 하는 것을 보니 참 소극적이고 안이한 방식으로 정국을 돌파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지지율때문에 정치인 사면이 배제됐다는 것을 전제로 비판한 것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문재인 정권 적폐수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까지 정치인과 엮어 사면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미 사면된 상황에서 대통령 밑에서 실무를 맡았다가 처벌된 사람들이 사면되지 않은 것은 논리적으로도 모순이다.대장은 봐주고 부하에게는 계속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인데,공정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 적폐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됐고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됐다는 사실은 대체로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있다.이같은 민심이 윤석열 정부의 탄생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윤 정부의 첫번째 사면에는 억울한 적폐수사 피해자들이 포함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홍준표 대구시장도 문재인 정권 적폐수사 당시 자행되었던 모든 사건을 이번 기회에 모두 털고 가는 것이 세상이 바뀐 걸 보여줄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 기회를 차버린 셈이다.

광복절 특사 최종 대상자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임시 국무회의에서 결정됐다.

이번 특사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특사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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