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지지율은 왜 낮을까?

강동완 객원 칼럼니스트
강동완 객원 칼럼니스트

지난 8월 28일은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또 하나의 치욕스러운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은 당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는 수락 연설에서 “절망에 빠진 국민을 구하고 대한민국을 구하라는 지상명령”이라고 언급했다. 제발 국민을 위한다는 뻔한 거짓말은 하지 말아 주기를. 민주라는 당명을 내세우지만 정작 민주는 없고, 제1야당이 한 개인의 방패막이를 위한 사조직이 되어버렸다. 이재명과 관련한 대장동, 성남FC후원금, 법인카드 불법사용,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관한 수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자살 당한 사람만 여럿이다. ‘기소 시 당직 정지’관련 규정인 당헌 80조 개정안은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통과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단어속에 민주주의와 인민이 들어가지만 정작 인민을 절망에 빠뜨리는 북한과 다를 바 무엇인가. '민주'라 쓰고 '독재'라 읽는다. 벌써 다음 대선에서 더 악랄한 괴물이 되어 돌아올 그를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국민이 힘”이라며 국민을 위한다는 또 다른 곳도 다를 바 없기는 마찬가지다. ‘수령’을 옹호하는 주사파 종북세력들이 장악한 지난 5년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깊은 ‘수렁’에 빠졌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라고 국민이 힘이 되어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 취임 100일도 지나지 않아 제1여당이 내부 권력 싸움이나 하며 또 다른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차라리 국회를 해산시키는 게 낫겠다는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만큼 정치는 신뢰를 잃어버렸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이 힘’으로 뭉친 것이지, ‘국민의힘’ 정당이 잘해서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 결코 아니다. 대선 직후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제언했던 말은 “국민의힘”이 좋아서 뽑은 게 아니니 더욱 자성하며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제 겨우 100일이 지났다. 물론 국정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일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국민의 불신은 더욱 높아만 간다.

정권교체를 원했던 지지자들이 윤석렬 대통령과 제1여당에 바랐던 건 단 한 가지였을 거다. 바로 대한민국의 정상화다. 경제를 살리고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거대한 구상보다는 비정상화된 나라를 제자리로만 되돌려 놓으라는 바람이었다. 영부인이라는 호칭도 없애며 자숙하겠다던 김건희 여사는 불쑥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으로 봉하마을을 찾아갔다. 지난 문재인 정권 당시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적폐 몰이를 하던 시기를 떠올려 보면 통합은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적폐라는 이름으로 부당하고 억울한 청산을 당해야만 했던가.

또한 '인사가 만사'라 했거늘 논공행상도 모자라 대통령실 사적채용으로 공시생들의 공분을 샀다.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불공정의 전형이 그대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내로남불로 변명하기 급급했다. 2030 청년들의 마음을 후벼 파기에 충분한 만행이었다. 나라를 이 지경까지 만든 장본인인 문재인은 아방궁과 같은 사저에서 초특급 경호를 받고 있다. 피같은 국민의 세금이 호의호식하는 전직 대통령의 놀음에 버젓이 사용되는 기막힌 현실을 그저 지켜볼 뿐이다.

북한과의 관계는 또 어떠한가? 김정은의 위장평화쇼에 맞장구치며 종북으로 치닫던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다. 강제북송된 두 탈북청년의 억울한 죽음, 서해 공무원피살 사건 진상규명, 굴종적인 대북정책으로부터의 탈피 등 해결할 일이 산더미다. 김정은과 두 손 맞잡고 백두산을 오르며 평화의 전령사로 치켜세우던 문재인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라 비난하고, 수십억 세금을 쏟아부은 남북연락사무소를 한순간 잿더미로 만들었을 때도 제대로 항변조차 못 한 전 정권이었다. 더 이상 이러한 북한의 위장평화전술에 말려들지 말고 할 말은 제대로 하는 대북정책을 펼치라는 국민의 열망은 대체 어디로 내던져졌는가? 마치 상왕이라도 되는 양 김여정의 막말은 여전히 계속되는데도 말 한마디 속 시원히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가 아니라 구걸하지 않는 원칙 있는 대북정책이 필요할 때다.

이런 모든 과제를 외면한 채 제1여당이 내부 총질로 권력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그렇지 않아도 장기 불황과 코로나로 인해 국민의 삶은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든 날들이다. 절망에 빠진 국민을 구하라는 명령을 누가 누구에게 내렸던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인권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의 가치가 저 북녘땅에도 전해져 모두가 행복한 통일대한민국을 늘 그려본다. 정권교체를 열망했던 수많은 지지자의 기대를 다시 한번 상기하며 시대적 사명을 가다듬어 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

굳이 사족을 하나 달면,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발표 직후 이재명의 수락 연설을 지켜보던 어느 시민의 말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누가 너한테 우리 살리라 했나". 그렇다. 우린 그에게 대한민국을 살려달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 정작 살려내야 할 이는 독재정권으로부터 고통받는 북한주민들이다. 그리고 절망에 빠진 그들을 살려내라는 지상명령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다. 분단국가를 살아가는 작금의 현실에서 무엇보다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다.

강동완 객원 칼럼니스트(동아대 교수)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