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3부작 영화로 유명했던 '반지의 제왕'이 드라마로 제작돼 오늘 밤 공개된다. 드라마는 영화의 앞 시대를 다룬 '프리퀄'에 해당한다. 드라마 제목은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다. 사진은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오크의 모습. [사진=뉴욕타임즈]
'반지의 제왕' 3부작 영화로 유명했던 '반지의 제왕'이 드라마로 제작돼 오늘 밤 공개된다. 드라마는 영화의 앞 시대를 다룬 '프리퀄'에 해당한다. 드라마 제목은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다. 사진은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오크의 모습. [사진=뉴욕타임즈]

아마존이 거액을 들인 '반지의 제왕:힘의 반지'가 오늘 공개된다. 이는 2000년대 초반 판타지 영화로서는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던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이전 시대를 다룬 작품인만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반지의 제왕:힘의 반지'는 아마존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단 평가다. 피터 잭슨이 제작한 '반지의 제왕' 3부작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차례로 출시됐는데, 당시 기준으로 제작비 총 2억 8천1백만달러를 들여 29억 1천7백49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작품성 역시 인정받았다. 3부작 중 1부인 '반지 원정대'는 아카데미상 4개 부문, 2부인 '두 개의 탑'은 2개 부문, 3부인 '왕의 귀환'은 작품상을 포함해 총 11개 부문을 수상했다. 또한 피터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 3부작으로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아울러 '반지의 제왕'의 흥행에 힘입어 '호빗' 3부작도 제작됐다.

이번 '힘의 반지'는 '반지의 제왕' 3부작 및 '호빗' 3부작보다도 이전의 시대를 다루게 된다. 그래서 '반지의 제왕 프리퀄'로도 불린다. 끊임없이 콘텐츠화가 이뤄지는 것을 보면 '반지의 제왕'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유입된 영화팬들 뿐만 아니라 소설 원작 팬들도 '매의 눈'으로 반지의 제왕 드라마를 지켜보고 있다. '반지의 제왕' 팬은 이를 저술한 영국의 J.R.R. 톨킨 경(卿)의 이름을 딴 '톨키니스트'라 불릴 정도로 이 작품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보이는데, 아마존이 만든 '반지의 제왕' 드라마가 톨킨 경이 구축해놓은 세계관이나 설정을 절대 깨지 말고 철저히 준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최근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PC주의(정치적 올바름)가 이번 작품에 녹아들어 백인인 등장인물을 흑인으로 바꾼다든지, 성적 취향이 언급되지 않은 인물을 성적 소수자로 묘사한다든지 하는 행태를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것.

결국 '반지의 제왕' 드라마는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엘프 여왕 '갈라드리엘'의 말을 빌리면 '조금만 벗어나도 실패할(stray but a little, and it will fail)' 가능성이 높단 이야기다.

이번 드라마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1일 저녁에 두 편이 처음 공개되며, 새 에피소드는 매주 금요일마다 나올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이 드라마가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과연 '졸작'인지 '명작'의 반열에 들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드라마에 대한 주요 평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반지의 제왕'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요정 여군주 갈라드리엘. [사진=블룸버그]
'반지의 제왕'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요정 여군주 갈라드리엘. [사진=블룸버그]

"빛나지만 아직까지 보물은 아닌[뉴욕타임즈]"

뉴욕타임즈의 제임스 포니워지크 텔레비전 방송 최고 비평가는 작중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골룸'의 "나의 보물이여(my precious)'에서 딴 듯한 평가를 내놨다. "빛나지만 아직까지 보물은 아니다(Shiny, not yet precious)"란 것. 그는 초반부를 봤을 때 "반지를 완전히 다시 벼려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일부 새로운 세공을 추가한 정도"라고 했다. 

그는 이어 "시각적으로 이 드라마는 바로 영화의 마법을 시전한다"며 "더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가 드디어, 가끔 자신만의 허세와 스토리텔링 마법을 창조해낸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제 많고, 늘 괴로워하는 캐리 매디슨식의 갈라드리엘은 온전하게 톨킨식이라고 할 순 없지만 흥미로운 캐릭터"란 분석도 내놨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과 '힘의 반지'로 인해 TV 블록버스터의 시대에 들어섰다[뉴욕타임즈]"

로스 다우댓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는 "대규모 예산을 들인 판타지 드라마가 성공할 것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의 새로운 시대를 향한 방향계가 될 것이란 높은 기대가 존재한다"며 "이는 'TV 블록버스터'의 시대를 의미한다"고 했다. 

또한 "'힘의 반지'는 그 서사를 인간화해야 하고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조명해야 한다"며 "더 많은 정치적 이야기와 개성, 비마법적 갈등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엘프의 듣기 좋은 이야기만 가득하다"고 했다.

"제발 톨킨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만들지 말길[뉴욕타임즈]"

톨킨 저작의 연구가인 마이클 드로우트 박사는 문학 작품을 프랜차이즈화하는 경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사망한 저자의 인정이나 허락 없이 세계관을 확장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드로우트 박사는 "만약 이 드라마의 시청자들이 실망한다면 이는 톨킨 세계의 '문학적·도덕적 깊이'가 결여됐기 때문"이라며 "아마존처럼 업계 평정에 골몰하고 있는 회사가 정말 이러한 관점을 이해할 수 있겠냐, 텔레비전 화면에 도덕률을 담을 수 있겠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아마존의 프리퀄은 일종의 재앙[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비평가 대런 프래니치가 작중 등장하는 오크를 응원하는 건 나쁜 신호일까? 그는 이 드라마의 대부분이 따분하고, 단조로우며 지루하다고 혹평했다. 다만 앞으로 추가적으로 나올 에피소드는 좀 더 낫길 바라는 희망은 여전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 

"'힘의 반지' 첫 에피소드는 '반지의 제왕' 수박 겉핥기일 뿐[폴리곤]"

프리랜서 작가 레온 밀러는 이 드라마의 첫 두 에피소드가 "열심히 노력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며 "영화처럼 강렬하긴 하다"고 했다. 아울러 "카메라 기술이 매우 고도의 예술적 기교를 보여주긴 한다"며 "전체적으로 멋지긴 하지만, 전부 익숙한 장면들"이란 평가도 내렸다. 

그는 이번 드라마가 톨킨 경이 만들어낸 신화로 영역을 넓혀 톨킨 경이 창조한 언어를 등장시키는 게 도움이 될 것이란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언어는 톨킨에게 중요한 문제였다"며 "톨킨은 단지 언어를 연구했던 옥스포드 대학 교수가 아니라 유희용으로 언어를 발명해냈다"고 했다.  

그 외 주요 평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마존의 '반지의 제왕' 프리퀄이 처참할 것이란 평가 많았지만, 그렇지 않아[로스앤젤레스 타임즈]"

"'힘의 반지'는 완전하고 강렬하게 풍부한 지식을 보여준다[버라이어티]"

"놀라울 장관을 자랑하는 중간계 영화가 돌아왔다[디 인디펜던트]"

"아마존의 '반지의 제왕:힘의 반지'는 잘 만들어진 작은 스크린용 하이판타지다[더 버지]"

"아마존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정말 멋지다. 그리고 '하우스 오브 더 드래곤'을 부끄럽게 만들 정도다[더 데일리 비스트]"

인간 왕국 누메노르의 여왕 타르미리엘. 이 배역을 맡은 배우는 신시아 아다이-로빈슨으로 백인이 아니다. 열성 팬인 '톨키니스트'들 뿐만 아니라 보통의 '반지의 제왕' 팬들도 이번 드라마엔 PC주의가 들어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인간 왕국 누메노르의 여왕 타르미리엘. 이 배역을 맡은 배우는 신시아 아다이-로빈슨으로 백인이 아니다. 열성 팬인 '톨키니스트'들 뿐만 아니라 보통의 '반지의 제왕' 팬들도 이번 드라마엔 PC주의가 들어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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