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쌍방울 그룹 유착 의혹'에 휩싸인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약칭 아태협)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민주당 의원 불법 선거 조직 지원 등에 대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지난 15일 알려졌다.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아태협'은 특정 포럼을 만들어 사전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다. 이 단체 대표 안부수 씨는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의 대표이사다. 그러다보니 '아태평화교류협회(약칭 아태협)'에 대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아태협을 중심으로 한 쌍방울 그룹과 이재명 의원 측과의 의혹은 비단 '불법 선거 운동 의혹'에만 그치지 않는다. 바로 경기도의 '대북인도적 지원 사업' 과정에 이 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가 끼어 있던 것이다.
지난 2020년 <펜앤드마이크>가 단독 입수해 보도해 왔던 2019년 경기도 문건 <대북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에서 '아태평화교류협회'가 명시돼 있다. 사업 추진 간 아태협이 맡은 역할은 '민간위탁'이었다. 대북교류사업은 현행법상 통일부가 지정한 단체를 통해 이뤄지게끔 되어 있는데, 아태협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8일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된다.
그해 5월, 경기도(이재명 지사 시절)는 대북 지원용 밀가루 9억6천500만원 어치, 묘목 4억7천400만원 어치를 '민간위탁' 형태로 한 대북지원사업을 기획한다. 당시 '묘목' 지원 사업에 대해 경기도는 '북한 측의 인도적 지원물자 요청'이었다고 문건을 통해 밝힌다.
북한 측이 요청했던 품목인 '묘목'의 경우 지난해 중순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던 '청주간첩단 사건'에서, 피의자들이 속했던 '청주시민대책위원회'가 대북송달품으로 지정했던 품목이다. 전략물자수출입고시 상 통제된 전략물자품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북한 요청에 따라 경기도 역시 '인도적 지원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묘목으로 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에 따라 경기도는 묘목을 대북지원품으로 정했고, 이 일련의 하위 세부 송달 과정은 '아태협'이 추진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아태협이 맡은 역할은 '민간위탁'이었고, 현재 킨텍스(KINTEX) 대표이사인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맡았다.
이때 경기도 대북교류사업 우회 지원 의혹은 '쌍방울 그룹'과도 무관치 않은 모양새다. 검찰은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에 대해 '뇌물수수 의혹'의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선 상태다.
지난 7일,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가 2년 넘게 쌍방울그룹의 법인카드를 지급받아 매달 수백만원가량 사용한 것으로 보고 이 전 부지사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조치를 단행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그해 6월까지 쌍방울그룹 사외이사를 지냈고, 그 다음해인 2018년 7월 더불어민주당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다 그 다음달인 2018년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발탁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선출된 지난 2018년 6월 직후 시기였다. 이후 이화영 부지사는 2020년 9월1일자로 킨텍스(KINTEX) 제8대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다. 그달부터 킨텍스 제2전시장을 북한 상품 상설판매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나오기도 했다.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는 브리핑을 통해 대북지원사업 등의 의도를 공공연히 밝혀왔었다. 앞서 위 문건에서 본 바와 같이, 당시 경기도는 아태협에 대해 지난 2019년 민간위탁 형태로 대북지원사업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실었다. 쌍방울그룹의 사외이사였던 이화영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계열사 나노스의 대표이사가 협회장으로 있던 아태협을 통해 민간위탁 업무를 맡겼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가 이런 형태로 주최해 온 각종 대북교류사업 과정 등에 쌍방울이 자금을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 그 대가성으로 쌍방울그룹로부터 법인카드를 지급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이들과 각종 단체들의 이력 배후에 모두 쌍방울그룹이 나타나 있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기 때문이다.
그외에도 경기도는 지난 2018년 11월 아태협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라는 행사를 개최했는데, 이때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북한을 2차례 방문하는데, 쌍방울그룹이 '민간위탁'이라는 명목으로 아태협을 거쳐 약 2억원가량의 행사비용을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펜앤드마이크>는 이같은 각종 경기도 대북교류사업 등에 대한 이화영 평화부지사에게 직접 전화해 답변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이화영 지사는 누구인지 묻자마자 "지금은 바빠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라며 "나중에 다시 전화하시라"라는 답변만을 남기고 연락을 받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소재 쌍방울 그룹 본사 안에 위치한 '아태평화교류협회'을 비롯해 경기도 평화협력국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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