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22일 김건희 여사의 베일 모자가 왕실 여성용이라고 했던 자신의 발언이 거짓말이었음을 시인했다. ‘로열패밀리(왕실)의 여성들만 망사를 쓰는 거여서, 장례식에 참석한 다른 나라 여성들을 보면 검은 모자를 써도 베일(망사)을 안 한다’라는 자신의 19일 발언에 대해 “틀렸다”고 인정한 것이다.

김어준씨는 2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건희 여사의 모자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 대신, 변명만 했다. [사진=TBS 유튜브 캡처]
김어준씨는 2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건희 여사 모자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 대신, 변명과 또다른 궤변으로 일관했다. [사진=TBS 유튜브 캡처]

하지만 끝까지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거짓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변명 혹은 또다른 궤변으로 일관했다. ▶펜앤드마이크 9월 21일자 [팩트체크] 김건희 여사의 ‘베일 모자’ 논란은?... 김어준이 맨 먼저 쏜 ‘오발탄 사건’ 참조. 

김어준, 22일 TBS 뉴스공장 끝내면서 ‘거짓 발언’ 인정하면서도 횡설수설

진정성이 결여된 김씨의 표리부동한 의도가 노출되면서, 오히려 비난이 더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베일 모자 착용에 대해 “영국 왕실의 요청”이라는 입장을 밝혀, 김 씨는 더욱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김씨는 22일 아침 TBS라디오에서 “끝나기 전에 모자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짧게”라며 겸연쩍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횡설수설 불안정한 태도로 발언을 이어갔다. 전날, 같은 진영인 오마이뉴스에서도 김어준씨의 베일 달린 모자에 대한 발언이 ‘대체로 거짓’이라며 지적한 탓이 컸던 것으로 보여진다.

김씨는 자신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영국 전통은 맞다”고 주장했다. 연이어 ‘모닝 베일(mourning veil)’이 ‘패시네이터’로 진화하는 과정을 구구절절이 설명하며, 자신을 합리화했다.

모닝 베일이 슬프게 우는 여성들의 얼굴을 가려주는 역할을 했는데, 그게 오히려 대중들에게 어필을 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그래서 매료되게 만들어 패시네이터(fascinator)로 나중에 분리가 되면서, 패션 아이템이 됐다는 것이다. 모자에서 점차 머리에 붙이는 형식으로 발전을 했다는 설명이다.

당황한 김어준, 브라질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도 베일 모자를 썼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장인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입장하고 있다. 바이든 여사는 나비 모양의 머리장식을 하고 있다. [AFP·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장인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입장하고 있다. 바이든 여사는 모자 대신 나비 모양의 머리장식을 했다. [AFP·로이터=연합뉴스]

김씨는 베일 달린 모자 대신, 패시네이터를 착용한 사람으로 질 바이든 여사를 꼽았다. 질 바이든 여사는 여왕의 장례식에 나비 모양 머리띠를 하고 참석해, 미국 언론들이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브라질 대통령도 망사 모자를 썼는데. 여기는 아예 패시네이터가 아니라, 망사 모자를 썼다”며 “그래서 재클린 케네디 흉내낸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발언했다.

브라질 대통령의 부인이라고 해야 할 대목에서, 브라질 대통령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김씨의 횡설수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도 짧은 베일을 했다. 이 양반은 이 패시네이터 착용을 자주 해서, 프랑스에서는 부인 말은 별로 없고,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있었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 부인이라고 말해야 하는 부분에서, 역시나 마크롱 대통령이 베일을 했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복식을 문제삼는다”며 자신만 김 여사의 베일 모자에 대해 지적한 것이 아니라고 합리화했다.

김씨의 발언은 합리화로 끝나지 않고, 김건희 여사를 저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우리 대통령 부인이 이 패시네이터를 하고 망사를 쓴 건 격에 맞지 않다고 본다”며 “우리한테는 이런 복식 전통 자체가 없다. 그 나라들에는 그나마 이런 전통들을 가져왔거나, 그게 나중에 유행이 됐거나 하지만, 우리는 없잖아요? 장례식장에 누가 베일을 쓰고 갑니까?”라고 비난했다.

김씨는 베일 달린 모자는 영국 왕실에서만 쓴다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정식 사과를 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를 했어야 했다. 사과하는 듯 발언을 시작했다가, 결국은 김 여사에 대한 비난으로 결론내는 김씨의 이중적인 태도는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 “베일 모자 착용은 영국 왕실 요청”

이렇듯 김 여사의 ‘베일 모자’를 둘러싼 논란이 며칠째 계속되자, 대통령실은 “영국 왕실의 요청이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영국은 대통령실에 장례식 참석 영부인 드레스 코드로 '검은 모자를 착용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1일 여러 언론을 통해 “영국 왕실이 보낸 공문에 따라 김 여사가 검은색 구두와 여성 정장에 망사 베일을 두른 모자를 착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김 여사는 베일이 달린 모자를 착용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김 여사는 베일이 달린 모자를 착용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언론 폭스뉴스와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왕실 여성의 경우 장례식 당일에 따라야 하는 복장 규정에는 검은색 옷과 검은색 베일을 착용하도록 돼 있다”며 “애도용 베일이라고 하는 검은색 베일은 영국 왕실 장례복장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에는 왕족만 검은 베일을 착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최근 특히 김건희 여사를 저격했던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검은 망사가 왕족들만 착용하는 관행이라거나, 미망인이 남편의 장례식에서 착용하는 관행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많다”며 “패션 디자이너 다프네 귀네스가 2010년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처럼, 검은 베일은 아무나 착용할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진 검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쥴리할 시간이 어딨냐'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김 여사의 과거 사진을 올리며 "쥴리 스펠링은 아는지 모르겠네요", "나오지도 않은 말(유흥주점) 갖다 붙여서 기소했다는 글을 읽었는데, 함께 안 쥴리해서 그런가보다 싶습니다"라고 썼다. 말미에는 'Prosetitute'라는 단어를 덧붙였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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