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기 세종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이재기 세종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사진=세종대학교]

언론과 각종 사회연결망서비스(SNS)로 고국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및 현 정부의 실정과 실족에 대한 야권의 무자비한 공격과 대안 없는 신랄한 비방에 귀가 따갑다. 야당과 좌파 쪽 얘기만 들으면 이렇게 허술하고 모자라는 아마추어 대통령과 정부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필자는 진보가 아닌 좌파라 부르기로 한다. 진보 대 보수로 구분하면 진보는 괜히 진취적, 전향적이고 멋져 보이는 반면 보수는 무언가 구태의연하고 케케묵은 집단으로 인식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맞다. 윤 대통령은 분명 준비된 프로페셔널(professional)한 지도자는 아니다. 국가를 실험장으로 생각하여 설익고 정립되지 않은 경제와 부동산 및 에너지정책을 들이댄 전임 종북 좌파정권과 기득권층으로 고착된 좌파의 ‘내로남불’, ‘나만이 옳고 도덕적으로 우월하다’ 및 ‘편 가르기와 자기편 챙기기’의 독선과 거짓, 위선을 참다못해 우선 정권만이라도 교체해야겠다는 열망이 모여 정치문외한 전임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뽑은 거다. 좌파 정권이 계속되면 사회주의화라는 미명 하에 공산화 길로 접어들 것임을 잘 아는 우파와 중도의 ‘깨어있는’ 국민의 염원 속에 절체절명 국가의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해서였다.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와 시장경제에 충실한 대한민국을 보존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출발하였다. 좌파이념으로 무장, 극단적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귀족화 해버린 노조에 장악당한 언론방송과 교육계, 국회를 장악한 야당 좌파 정치인들의 악착같은 비방과 무조건적 반대 속에서 말이다.

이제 윤석열 정부는 혼돈의 여명을 뒤로 하고 차차 자리를 잡아 가리라 믿고 기대한다. 꼭 그렇게 해 주어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역경 속에서 오히려 강인해지고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대통령부터 부족한 점은 쿨(cool)하게 사과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부인과 처가문제 및 그간의 부족했던 점을 포함, 일정 수준의 통 큰 대국민사과를 통해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함으로써 제2의 광우병사태와 같은 거짓정보(disinformation)의 빌미를 차단해야 한다. 통 크고 ‘가오’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기죽지 말고 힘을 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윤 대통령은 적어도 쩨쩨하고 찌질한 사람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공의와 법치 및 상식을 존중하는 일국의 검찰총장이지 않았는가.

이와 함께 야당과의 소통을 넓히고 협치를 유인하는 한편 우군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 우선 ‘국민의 힘’ 자체부터 혁신해야 한다. 어느 계파, 누구의 복심을 따질 때가 아니다. 탕평을 도모하고 2030 젊은 세대를 확보하여 젊은이도 지지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젠더(gender) 갈라치기’를 하지 않고서도 말이다. 유권자의 진정한 뜻을 반영하려면 남녀를 구분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팬덤(fandom) 정치가 윤리적으로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그 폐해를 시정하면서 젊은이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장래성과 실력 있는 젊은 정치가들을 적극 발굴, 육성해야 한다. 반짝하고 당명 바꾸어 버리는 소모적인 일회성 정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정부도 각 분야의 실력 있는 전문가들을 발굴, 인재 풀을 대폭 확충함으로써 ‘검찰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야 한다. 아울러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국정운영플랜을 수립하여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 적절한 재정준칙 수립과 연금개혁을 통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로부터 미래세대를 보호하고 출산율 제고를 통한 장래 생산노동력의 확보를 위해 교육, 보건과 사회복지, 육아 등 관련 분야의 인프라(infra)와 환경을 적극 정비해야 한다. 이미 감소하기 시작한 인구규모를 생각하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과제이다. 그런데 인수위시절 작성되었던 국정과제는 어디로 가버렸나?

끝으로, 야권과 좌파에 대해 하고픈 말은 무수하지만 그들에게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다만 찌질한 인신공격과 대안 없는 비방이 정치의 능사가 아님을 알고 윤석열 정부를 조금 더 지켜보며 참아 주는 인내를 갖기 바란다. 그것이 정권교체 초기에 야권이 지켜야 할 품위 있는 정치적 도의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해외 동포들이 소망 없어 보이는 고국의 정치와 사회 풍토에 비애를 느끼지 않고,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걱정하지 않도록 말이다.

이재기 세종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현 미국 시애틀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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