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양국의 경제수장들이 한국의 외화 유동성 상황은 충분히 양호하며 만약 위기 발생으로 유동성이 악화될 시엔 미국이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 시간 기준으로 전날 오후 8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경제 동향과 외환시장 협력,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러시아 원유가격 상한제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컨퍼런스콜은 미 재무부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이번 대화는 추 부총리 취임 이후 네 번째이며 마지막 만남인 지난 7월 19일 한미 재무장관 회의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추 부총리는 이날 "긴축적인 글로벌 금융 여건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양국이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외환시장 관련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한국 경제는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에도 양호한 외환 유동성 상황,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으로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기재부는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유동성 경색에 따라 금융 불안이 심화되면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면서 앞으로도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최근 브리핑에서 "통화스와프도 양국 당국 간 협의의 대상이 되는 유동성 공급장치에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러시아발 유럽 에너지 위기, 신흥국 부채 지속가능성 문제 등으로 하방 리스크 역시 커지고 있음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이같은 국면에서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조율을 지속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양국 재무 당국이 수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굳건한 한미 협력관계를 방증한다"며 "양국이 한미 FTA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양자·다자 협력 기반을 토대로 경제협력을 심화·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