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2주 연속 '톱 5'에 머물며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이 앨범은 10만2천장가량 판매돼, K팝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 200'에서 1위에 오른 바 있다.

블랙핑크의 ‘Shut Down(셧다운)’은 영미 앨범차트를 석권과 한 데 이어,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1위를 차지해 ‘동시 3관왕’을 달성했다. [사진=
블랙핑크의 ‘Shut Down(셧다운)’은 영미 앨범차트를 석권과 한 데 이어,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1위를 차지해 ‘동시 3관왕’을 달성했다. [사진=YTN 캡처]

2집 앨범 발매 열흘 만에 1위를 달성했다는 점과, K팝 걸그룹 중에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블랙핑크의 인기를 실감케하고 있다. 그간 K팝 가수가 빌보드 정상에 오른 건 BTS, 슈퍼엠, 스트레이 키즈 등 모두 남자 가수였다.

블랙핑크, 영미 앨범차트와 스트리밍 ’동시 3관왕‘ 기록 달성

뿐만 아니라 걸그룹이 1위에 오른 건 2008년 미국의 대니티 케인 이후 14년 만이다. 머라이어 캐리 등 여성 솔로 가수가 1위에 오른 적은 많았지만, 걸그룹은 대니티 케인 이전에도 스파이스 걸스와 TLC 정도에 불과했다.

'빌보드 200'은 실물 음반 등 전통적 앨범 판매량,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합산해 앨범 소비량 순위를 산정한다. 블랙핑크는 2일(현지시간) 공개된 차트 예고 기사에서도 전주보다 3계단 떨어진 4위를 기록하며, 최상위권 유지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블랙핑크는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걸그룹이 영미 양대 차트를 동시에 휩쓴 건 2001년 미국의 비욘세가 속한 데스티니스 차일드 이후 21년만의 일이다.

미국과 영국 앨범 차트 정상 석권과 함께 블랙핑크가 달성한 또 하나의 기록은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영미 앨범차트를 석권한 데 이어 동시 3관왕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전세계 음악 시장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랙핑크의 정규 2집 타이틀곡 'Shut Down(셧다운)'은 지난달 23일(미국 현지시간) 발표된 스포티파이 위클리 톱 송 차트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3918만 6127회 스트리밍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간 스포티파이 주간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K팝은 없었다. 이 기록은 BTS도 달성 못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종전 최고 순위는 블랙핑크의 정규 2집 선공개곡 'Pink Venom'의 2위였다. 블랙핑크는 자체 기록 경신에 성공한 셈이다.

스웨그의 아이콘으로, 여성팬들의 열광도 이끌어내

블랙핑크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은 블랙핑크 멤버들이 스스로 밝힌 ‘당당함’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의 젊은 여성 걸그룹이 지닌 이미지와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남성팬 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내는 요소이다.

블랙핑크의 각 멤버는 모두 해외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면서 패션 분야에서도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진=
블랙핑크의 각 멤버는 모두 해외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면서 패션 분야에서도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진=채널A 캡처]

지난 8월 19일 신곡 발표 기념 온라인 간담회에서 제니는 블랙핑크의 정체성에 대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블랙핑크와 가장 가깝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블랙핑크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8180만명으로, 전세계 아티스트 중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신곡을 내기만 하면 엄청난 반응을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

멤버 모두 해외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면서 패션 분야에서도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스웨그(Swag)’의 아이콘으로, ‘당당함’과 함께 ‘화려함’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도 좋아하는 걸그룹으로 성장하면서, 앞으로의 입지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가니니 담은 블랙핑크, 청중을 압도

특히 블랙핑크의 신곡 '셧 다운(Shut Down)'은 200여 년 전 유럽 전역을 열광케 했던 예술가의 선율에 자신들의 색깔을 담은 리듬을 완벽히 연결했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 그동안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노래와 포인트 안무 및 현란한 뮤직비디오를 넘어서, 높은 작품성까지 담았다는 점이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 빌보드는 "클래식 음악과 블랙핑크의 힙합이 어우러져 가장 통쾌하면서도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곡을 만들어냈다"며 "블랙핑크가 세계 최강자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극찬했다.

'따 단단딴' 이라는 강렬하고도 매혹적인 바이올린의 선율이 블랙핑크 특유의 당당함과 화려함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랙핑크의 ‘셧다운’을 완성한 클래식은 역사상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여겨지는 파가니니의 걸작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3악장'이다. 파가니니의 높은 예술적 가치를 알아본 피아니스트 리스트에 의해 '라 캄파넬라'라는 악곡으로 재탄생되면서 더욱 널리 알려진 명작이, 셧다운의 주인공인 셈이다.

블랙핑크는 지난 8월 19일 신곡 발표 기념 온라인 간담회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블랙핑크와 가장 가깝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는 지난 8월 19일 신곡 발표 기념 온라인 간담회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블랙핑크와 가장 가깝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신기에 가까운 초절정 기교로 ‘악마에게 영혼을 바친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파가니니가 끊임없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했던 것처럼, 매번 새로운 시도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블랙핑크도 인기 롱런에 청신호를 밝힌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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