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4일 발사되자 일본 일부 지역에 한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일본 상공을 통과한만큼 일본 정보 당국도 이를 파악해 현지 주민들의 대피를 권한 것.

NHK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일본 상공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 지역에 피난 지시령이 내려졌는데, 이는 이 지역 위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지나갔음을 추정 가능케 한다. 일본 정부는 이어 의심스러운 물건을 발견하면 가급적 접근하지 말고 경찰·소방 당국에 연락하라고 그 지역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4일 오전 일본 총리 관저에서 "최근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폭거이며 강하게 비난한다"고 일본 기자단에 밝혔다.

북한의 이번 도발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이 4일 오전 7시 23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날아가 일본 상공을 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30일 이후 약 8개월, 247일만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다. 북한은 최근까지 단거리탄도미사일(SRBN)을 연이어 발사해왔는데, 그보다 사거리가 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도발 수위를 높였단 평가다. 

일본이 이번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된 것은 미사일이 자국 영토위를 날아갔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7년 8월과 9월 처음으로 연거푸 일본 열도 위를 넘어가는 화성-12호 미사일을 쏘았다.이번에 5년여만에 세번째로 일본 열도 위로 미사일을 쏜 것이다.

현재 우리 군 당국은 사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며,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1월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은 화성-12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정상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해 비행거리는 약 800km, 고도 약 2천km에 달하는 것으로 탐지됐으며, 최고속도는 마하 16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미사일이 정상 각도(약30-45도)로 발사됐다면 최대 3천500-4천500km 이상 날아갔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한반도를 포함해 동아시아 유사시 태평양에 위치한 미국령 괌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괌엔 미국의 각종 전략자산이 배치돼 있다.

이번엔 지난 1월과 다르게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정상각도로 발사됐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해 계속해서 각종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는데, IRBM 발사가 그 시작이었다. 이당시 지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형이 발사된 후 4년 2개월만에 처음으로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것이었다. 북한은 그 후에도 2월 27일, 3월 5일, 3월 16일, 5월 25일 등 잇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인 최신형 화성-17형을 쐈다.

게다가 지난 3월 24일, 5월 4일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했다.

이렇듯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통상 도발 수위를 높이는 전조로 해석될 수 있는 까닭에 북한이 차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해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중거리탄도미사일은 미국 분류 기준에 따르면 사거리 3천-5천5백km를 갖는다. 사거리가 1천-2천5백km인 준중거리탄도유도탄(MRBM)보다는 멀리 나가고, 5천5백km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는 짧다.

북한은 최근 열흘 사이에 5번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틀에 한번 꼴로 미사일을 쏜 셈이다.

가장 최근의 미사일 발사는 △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부근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 △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 △ 29일 평안남도 순천 부근에서 2발 △ 지난 1일 평양 순안 부근에서 2발로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한편 미국·유럽연합 등은 올해 끊이지 않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판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 중이다.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에 이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도발의 수위를 높임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화 복귀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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