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에 대해 신랄한 평가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이 전 위원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역임했다.

이 전 논설위원은 5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실린 「항우본기(項羽本紀)」 일부를 인용해 "自矜功伐(자긍공벌): 스스로 공을 자랑하고, 奮其私智而不師古(분기사지이불사고): 그 자신의 지혜만 믿었지 옛 것을 본받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항우가 왜 실패했나? 사마천의 간단명료한 진단이 가슴을 때린다"며 "'나 때문에 이긴 거야. 나는 하늘이 낸 사람이야.' 1시간이면 혼자서 59분을 얘기한다. 깨알지식을 자랑한다. 다른 사람 조언 듣지 않는다. 원로들 말에도 '나를 가르치려 드냐'며 화부터 낸다. 옛일로부터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위원이 여기서 항우에 빗댄 인물은 윤 대통령으로 보인다. 그는 "그래서 어찌 됐는가? 五年卒亡其國(오년졸망기국), 5년만에 쫄딱 망했다"며 "우연찮은 5라는 숫자가 한번 더 가슴을 때린다. 누군가의 얼굴이 바로 떠오른다. 큰 일이다ㅠㅠ"라고 했다.

지난해 6월 윤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임명돼 열흘 만에 사퇴한 바 있는 이 전 위원이 이날 올린 글에서 말한 '五年卒亡其國(오년졸망기국)'의 5년은 대통령 임기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달 29일 칼럼('검사스러움에서 대통령스러움으로')에서 "대통령 부인의 대외 활동이 심각한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 명백한데도 이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고언을 무시한다. 윤 대통령은 쓴소리에 대해 '나를 가르치려 한다'고 불쾌해한다고 한다"며 "가르치려는 것과 고언은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르다. 가르치려는 것은 잘난 척이고 고언은 걱정하는 것이다. 지금 누가 대통령 앞에서 잘난 척하겠나. '나를 가르치려 말라'는 것은 엘리트 검사의 우월 의식일 수 있다. 이렇다면 누구도 제대로 된 조언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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