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최근 몇 년간 은행장의 지시에 따라 막대한 추가비용이 소요되는 항균카드를 구매해왔지만, 실제로는 항균 효능 여부 검사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책은행의 방만함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강민국 의원실에서 기업은행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인 '기업은행 항균카드 발급 현황'에 따르면 항균카드가 도입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9월까지 발급한 항균카드 수는 239만 2000매에 구매 비용은 41억5000만원에 달했다.

지난 2020년 12월 기업은행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세균과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도움이 되는 특수소재를 모든 카드에 적용하겠다며 기존에 발급된 일반 카드들을 모두 항균카드로 교체하고 향후 발급되는 신규 카드 역시 모두 항균카드로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항균카드는 지난 2020년 8만9000매(1억3000만원), 2021년 94만5000매(17억2000만원), 2022년 9월까지 135만8000매(23억원)으로 매년 급증, 2022년 총 항균카드 발급 물량은 181만매(30억7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항균카드를 실제 사용할 시 항균 효능 지속 여부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기업은행의 항균 효능 검증도 사용 전인 미발급 카드 상태에서만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다.

기업은행은 일반 카드보다 매당 378원(2021년 기준) 더 비싼 항균카드를 현재까지 239만2000매나 구매했다. 기업은행의 답변에 따르면 매년 일반 카드 대비 항균카드 구매에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약 4억5000만원에 달한다.

은행권 전체를 통틀어도 항균카드를 사용하는 은행은 기업은행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은 윤종원 은행장의 제안으로 항균카드를 도입했다고 답변했다.

당시 기업은행 외에도 시중은행 2곳은 항균카드 도입을 검토했으나, 항균 효과에 대한 의문과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시중은행도 검토 단계에서 포기한 항균카드 도입을 국책은행이 은행장 지시 한 마디에 일상생활에서의 항균 효과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매년 4억5000만원이라는 불필요한 예산을 들여가며 은행 카드 전체를 교체하겠다는 것은 코로나 시국에 편승한 포퓰리즘 정책이자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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