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공사현장에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사고가 났다면 관리기관인 지자체도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제1민사부(이형걸 부장판사)는 공사장 옆 절벽에서 추락해 숨진 덤프트럭 운전기사 A씨의 유족이 공사업체와 충북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공동으로 4억5천300여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사고는 2018년 6월 충북도가 발주한 충주시 동량면 지방도 포장공사 현장에서 났다.

A(당시 31세)씨는 골재를 싣고 운전하다가 도로 옆 50m 아래 절벽으로 추락해 숨졌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A씨의 어머니는 2020년 7월 업체와 충북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현장에는 추락 위험성을 경고하는 안내문이나 펜스, 라바콘 등이 설치되지 않았다"며 "업체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충북도에 대해서도 "도로 관리자로서 국가배상법상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는 "사고 지점 도로는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가배상법상 (공공목적을 위해 제공되는) 영조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주민 차량도 통행했다"고 일축했다.

다만 "운전 미숙이나 골재를 포함해 41t에 달했던 덤프트럭 무게도 사고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체와 충북도의 책임을 50%로 한정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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