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90미터에 매몰된 광부들, 폐갱도에서 비닐치고, 모닥불 피우며 추위 견뎌
구조당국, 막힌 구간 뚫어, 구출 성공...매몰 광부들 건강상태는 양호해

지난달 10월 26일 발생한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로 지하 190m에 매몰됐던 광부 2명이 9일 만에 무사히 생환했다.

(봉화=연합뉴스) 구조된 광부들이 걸어서 나오는 모습
(봉화=연합뉴스) 구조된 광부들이 걸어서 나오는 모습

 

경북도소방본부는 11월 4일 오후 11시 매몰 광부 2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고 밝혔으며, 이들은 구조대와 함께 걸어서 지상으로 나올 만큼 건강한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이들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얇은 소재로 된 텐트를 치고 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고, “구조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하며 한동안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구조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카피믹스를 밥처럼 먹으며 버텼고 구조진입로 확보를 위한 발파작업 소리를 들으며 바텼다고 전했다.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지난달 26일, 경북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쏟아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발생 당시 작업자 7명 중 2명은 자력 탈출했고, 3명은 광산업체에서 자체 구조했지만, 조장 박모(62) 씨와 보조작업자 박모(56) 씨는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되고 말았다.

구조작업 들어간 당국은 이들이 대피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이 가로·세로 4.5m 규모로 공기가 유입되고 지하수도 사용이 가능한 지역이어서 생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구조작업을 계속했고 고립 9일 만에 무사히 구조에 성공했다.

고립된 작업자 박 씨(62)의 첫째 아들 박근형(42)씨가 아버지의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편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립된 작업자 박 씨(62)의 첫째 아들 박근형(42)씨가 아버지의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편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작업반장 박씨의 아들 박근형(42) 씨는 "아버지가 너무도 건강하게, 두 발로 걸어서 갱도 밖으로 나왔다"며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했고, 보조 작업자의 조카(32)는 "너무 놀래서 믿겨지지 않는다"며 "오늘 밤에 너무 기적적으로 구출될 줄은 몰랐다. 삼촌이 너무 보고 싶다. 건강 상태가 괜찮아서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대현 편집제작부장(dawit74@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