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이 10일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불허 사건'에 대해 "국일을 다시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는 판단"이라고 밝혀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같은날 아침, 윤석열 대톨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밝힌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기자 여러분들께서도 외교안보 분야 취재를 위한 편의를 제공한 것인데 그렇게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라던 발언의 취지를 다시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불허는 사실상 취재 제한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자 "취재 편의 일부를 제공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취재 제한은 아니다. 취재와 관련한 어떠한 제한도 한 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건은 이렇다. 지난 9일, 대통령실은 다가오는 11일부터 4박6일 동안 진행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서 MBC 취재진에 대한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밝히면서 비롯됐다.

전용기 탑승 불허 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희는 여러 차례 MBC에 가짜뉴스, 허위 보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라며 "하지만 MBC는 두 달 가까이 팩트체크를 할 수 있었고 검증과 개선의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9월21일 경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났는데, 그 직후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XXX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육성발언이 포착됐다. 9월22일 오전 10시경 MBC가 유튜브를 통해 최초 보도하게 됐고, 문제의 XXX라는 단어가 잡음 등으로 인해 '바이든' 혹은 '날리면'이라는 두 가지 용어로 들린다는 주장과 '바이든'이라는 주장으로 나뉘어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MBC는 9월22일 '바이든'으로 자막화해 보도했다.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2022.09.22/MBC뉴스)2022. 9. 22.(사진=MBC뉴스 캡처)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XXX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2022.09.22/MBC뉴스)2022. 9. 22.(사진=MBC뉴스 캡처)

이 사건을 겨냥한 듯 대통령실 관계자는 "(MBC가)개선 의지없는 상황에서 다시 국익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는 판단에 최소한의 취재 편의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백히 국익을 훼손하는, 국익의 각축장인 순방 외교 성과를 훼손하는 일"이라면서 "그래서 불가피한 조치가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막대한 세금을 들여 전용기를 띄우고 순방을 가는 것은 국익을 지켜달라는 국민들의 요청을 받았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순방 이틀 전인 지난 9일 저녁에서야 불허 통보를 갑작스럽게 한 것은 사실상 MBC 취재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갑작스럽게'가 아니라 지금까지 기다린 것"이라며 "(개선을 위한) 충분한 기회를 줬다는 판단 하에 결정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을 비판했다고 하여 이같은 조치를 한 것이 아님을 여러분(기자단)들이 더 잘 아실 것이며, 대통령실은 얼마든지 언론의 비판에 대해 듣고 수용할 자세가 되어있다"라면서 "문제는 가짜뉴스"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짜뉴스가 만연하면 오히려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이 공격받거나 위협을 받는다"라며 "그래서 많은 민주주의 국가가 가짜뉴스에 대해 강력 대응하고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역대 정부에서 있었던 취재 제한이나 (청와대)출입정지(김대중 정부)나 기자실 폐쇄(노무현 정부)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게 아니다"라며 "모든 취재를 허용하되,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옳으냐는 고민 속에서 취한 조치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11.10(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11.10(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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