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트위터는 극심한 혼란에 휩싸여 있다. 회사 절반 이상의 인력을 해고함에 따라, 최고 정보보안 책임자(CISO)도 지난 10일 사임했다. 핵심 인재들이 줄줄이 사표하는 가운데, 머스크는 지난 10일 개최한 전사회의에서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 10일 개최한 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머스크는 지난 10일 개최한 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머스크, 스페이스X처럼 ‘겁주기’ 발언?...WSJ 등은 실제 파산 가능성 언급

블룸버그통신과 WSJ 등 외신들은 머스크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겁주기’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트위터는 6월 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 보유 규모가 26억8000만 달러(약 3조5300억 원)에 달한다. 게다가 머스크는 이전에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도 비슷하게 파산 경고를 하면서 직원들의 경각심을 높이려 했던 전력이 있다.

하지만 머스크의 이같은 경고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최근 트위터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에 직원을 갑자기 절반 정도를 해고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440억 달러(약 63조)를 투입해 트위터를 인수했지만, 인수한 이후에 매일 4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60억씩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을 급하게 내보냈는데, 알고 보니 필요한 인력까지도 내보냈다는 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과정이 얼마나 급작스럽게 이뤄진 점을 추정할 수 있는데, 이같은 점이 트위터의 파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징후1= 광고주들의 이탈 가속화, 장기 계약 일시 중단 상태

지난해 트위터 매출에서 광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했다. 그런데 최근 광고주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트위터 파산 경고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형 광고대행사인 옴니콤은 자사 고객들에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트위터 광고 지출을 일시 중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미 많은 대기업은 트위터 광고를 중단하고 틱톡이나 구글, 메타 등 경쟁업체로 옮겨가고 있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업체 치폴레멕시칸그릴은 최근 트위터 광고를 중단하면서 “새로운 리더십 아래 트위터의 방향성을 파악하기 전까지 유료 콘텐츠를 철회한다”라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와 식품 대기업 제너럴밀스, 유나이티드항공 등 많은 대기업도 이미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특히 11월은 트위터가 미국 광고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메이저 광고주들과 장기 계약 협상을 시작하는 시기임에도 불구, 머스크 인수 이후 불확실성과 직원 대규모 해고에 따른 광고 영업부서 혼란으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일시 중단된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징후2=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가 기업들에 막대한 피해 끼쳐

머스크는 트위터의 높은 광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트위터 인수 직후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개발, 출시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고 밝힌 바 있다. 트위터 매출의 절반을 구독료에서 창출해, 광고 의존도를 낮추길 원하고 있다는 점을 밝힌 셈이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1일 직원들에게 “2023년에는 현금 흐름이 수 십 억 달러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트위터의 미래는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구독료 수입이 없다면, 경기 침체 상황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트위터의 경영 상황은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에도 썩 좋지 않았으나, 인수한 이후에는 매일 4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60억씩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트위터의 경영 상황은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에도 썩 좋지 않았으나, 인수한 이후에는 매일 4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60억씩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그런데 이 ‘트위터 블루’에 기업과 유명인 사칭 계정이 대거 등장하면서, 일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제약사 ‘일라이릴리’를 사칭한 계정이 대표적이다. 누구든 월 7.99달러의 요금만 내면 진짜 계정임을 나타내는 ‘블루 체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일라이릴리 이름으로 블루 체크를 받은 가짜 계정에 “인슐린을 무료로 공급한다”는 거짓 정보가 올라온 것이다. 이에 가짜 트윗이 올라온 다음날인 11일 일라이일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5% 급락한 352.30달러로 마감했고, 회사는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방산업체 록히드마틴도 사칭 계정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피해를 입었다. 록히드마틴이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 무기 판매를 중단한다는 글이 올라온 뒤, 주가가 하루 만에 5% 이상 떨어진 것이다. 머스크의 섣부른 유료화 방침이 트위터는 물론 기업들에 막대한 피해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징후3= 크리에이터들에게 유튜브보다 10% 많은 수익을 주겠다고?

머스크는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 중인 ‘비즈니스20(B20) 서밋’에 화상으로 참석해 “더 긴 영상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며 “지금보다 좀 더 영상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자가 콘텐츠를 만들어 트위터에 게시하고, 트위터는 수익을 공유해 제작자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는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나 유튜브의 수익모델과 비슷한 개념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 중인 '비즈니스20(B20) 서밋'에 화상 통화 방식으로 등장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있는 곳이 통화 3분 전에 정전이 돼 촛불을 켠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 중인 '비즈니스20(B20) 서밋'에 화상 통화 방식으로 등장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있는 곳이 통화 3분 전에 정전이 돼 촛불을 켠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트위터의 미래와 관련해 머스크가 밝힌 이같은 구상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더버지’의 보도로 먼저 알려졌다. 더버지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0일 트위터 인수 뒤 처음으로 가진 직원 간담회에서 “트위터에서 활동하게 되는 크리에이터에게 유튜브보다 10% 많은 수익을 제공할 계획이니 잘 나가는 유튜버들에게 연락해 트위터로 옮겨탈 것을 권유하는데 나서달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머스크는 “적어도 유튜브와 비슷한 수준의 보상책을 제공한다면 유튜버들이 트위터로 갈아타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버들에게 10% 더 많은 수익을 제공하면서까지 갈아탈 것을 종용한다는 점 자체가 트위터의 어려운 회사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유튜브는 긴 동영상을 올리는 크리에이터의 경우 광고수익의 55%를 크리에이터에게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 방식으로 가기에는 ‘현재 트위터에 올릴 수 있는 동영상의 길이가 짧은 기술적인 문제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머스크는 ‘이를 조속히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트위터에 올릴 수 있는 동영상 분량은 140초로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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