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외교협회(CFR)와 세종연구소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CFR에서 북한 문제 관련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북한의 핵무장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에 대해 한미 양국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회를 열었다. 전술핵 재배치와 핵공유, 나아가 독자 핵무장이라는 '3대 옵션'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과 미국의 '확장억제' 계획에 한국이 참여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입장이 서로 대립했다.

미국외교협회(CFR)와 세종연구소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CFR에서 북한 문제 관련 포럼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포럼에서 소위 '3대 옵션'에 대해 "한국 국민 사이에서 상당한 지지가 있으며 이제는 주변적인 것이 아니라 주류적인 요소"라면서 "이는 북한의 위협에 취약했다고 느끼는 한국 국민들의 우려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의 확장 억제 보장이 실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한국에서) 커지고 있다. 여기에는 결국 미국이 샌프란시스코를 서울과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당선돼 동맹을 날려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3대 옵션의 목표가 무엇이냐"며 물음표를 던진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비핵화를 위해 핵무장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냐 아니면 2만8천500명의 인질(주한미군)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미국의 방위 공약 이행을 위한 새 무기가 지상에 필요하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전술핵 재배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 그리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모두 현실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우선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미국에 있는) 무기를 빼서 (한국의) 벙커에 넣는다면 그것은 대응 능력을 약화하는 것이며 북한의 좋은 선제 타격 목표가 된다"며 "과거와 같은 지상 전술핵무기는 더는 존재하지 않으며 공중이나 해상의 전술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를 겨냥하기 정말 어렵다"고 했다.

나토식 핵공유에 대해서는 "핵무기가 수송 가능한 항공기(폭격기)는 일반 항공기보다 두 배나 비싼데다 여전히 미국이 핵무기를 통제한다"면서 "생각하는 것만큼 좋지 않다"고 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한국이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핵공급그룹(NSG) 탈퇴 등에 따른 제재에 직면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그간 공통적으로 지적돼 온 점을 되풀이한 그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미국의 핵무기 사용 계획에 참여하는 '3.5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 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좋은 해결책"이라면서 맞장구를 쳤다.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를 역임한 아인혼 수석연구원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 대해 "한국을 만족시킬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정부를 직접적이면서 중요하게, 그리고 눈에 띄게 가시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수미 테리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 국장은 "만약 3가지 옵션밖에 없다면 한국이 독자 핵 능력을 가지는 것이 가장 나쁘며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는 선호될 수 있다"고 맞섰다.

그는 "이제 우리는 3가지 옵션에 대해서 실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 능력이 진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으며 한미 연합훈련을 더 계속하겠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을 옵션에서 제외하지 말고 그것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는 것"이라며 "3대 옵션에 관해 토론하고 연구해보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닌데다 북한과 중국에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고 했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는 주장도 나왔다. 한용섭 국방대 명예교수는 "북한의 위협은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역적"이라면서 "확장억제에 새 개념을 개발하고 일본도 포함되도록 확장억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 강화와 이에 따른 북핵 대응에 대한 악영향 우려도 나왔다. 김영준 국방대 교수는 "중러가 합동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북한 인민군이 북한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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