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바섬 치안주르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160명 이상, 부상자도 3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병원에 지진으로 인한 부상자들이 실려와 긴급 의료조치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21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바섬 치안주르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160명 이상, 부상자도 3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병원에 지진으로 인한 부상자들이 실려와 긴급 의료조치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21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사망자는 최소 160명 이상, 부상자 또한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와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전했다. 더구나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이 여전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어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지진은 이날 오후 1시 21분경 서(西)자바의 치안주르 인근에서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약75km 떨어진 내륙 고산 지대다. 규모 5.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 5가 넘으면 대부분의 사람이 땅의 흔들림을 느끼게 되고, 건물 내 파손되기 쉬운 물건이나 창문이 깨진다.  자카르타에서는 진도 2-3 정도로 관측됐는데 이는 큰 트럭이 지나가는 정도다. 

지진의 진앙지는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7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치안주르로, 내륙 고산 지대다. [사진=로이터]
지진의 진앙지는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7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치안주르로, 내륙 고산 지대다. [사진=로이터]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에 대해 인도네시아 재난경감청(Disaster Mitigation Agency, BNPB)은 22일(현지시각)까지 사망자는 52명이며 25명이 건물 잔해에 매몰돼 있어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재난경감청 대변인은 또한 수색은 밤까지 이어진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정보는 아직 갱신되지 않았거나 부정확한 것으로 보인다. 리드완 카밀 서자바 주지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정보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까지 사망자는 162명, 부상자는 326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리드완 주지사는 만일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이 많다면, 사망자수는 급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립된 장소들에 갇힌 거주자들이 있다"며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부상자·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단 가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민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난경감청에 따르면 2200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돼 53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리드완 주지사는 이재민 수가 1만3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치안주르 전역에 대피소를 만들어 이들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지진 부상자를 들어 옮기는 모습. [사진=로이터]

현재 치안주르 곳곳에선 정전이 발생하고 전화선이 끊겨 연락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일부 지역에선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하는 등 이재민들이 대피소까지 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도 관측된다.

국토 면적이 190만㎢가 넘고 인구는 2억7000만명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면적이 넓고 인구도 많은 섬나라인 인도네시아는 국토 전체가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걸쳐 있다. '불의 고리'는 환태평양 조산대라고도 불리며, 두 개 이상의 판이 만나는 지점에 있어 화산·지진 등 지각 활동에 시달리는 나라들을 선으로 이었을 때 그 모양이 고리 같다 해 붙여진 명칭이다. 그 선은 흡사 태평양을 둘러싼 원 같으며, 여기에 포함되는 대표적인 나라엔 인도네시아 외에도 일본, 미국, 멕시코, 페루, 칠레, 필리핀, 파푸야뉴기니, 뉴질랜드, 러시아 등이 있다.

'불의 고리(Ring of Fire)' 지대를 나타낸 지도. 2개 이상의 판이 만나 화산 및 지진 등 지각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점들을 이었을 때 고리 모양이 되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여기엔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칠레, 페루 등 태평양 연안 여러 국가들이 포함된다.
'불의 고리(Ring of Fire)' 지대를 나타낸 지도. 2개 이상의 판이 만나 화산 및 지진 등 지각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점들을 이었을 때 고리 모양이 되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여기엔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칠레, 페루 등 태평양 연안 여러 국가들이 포함된다.

지진이 발생한 자바 섬은 수도 자카르타가 자리하는 등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섬이라 할 수 있다. 자바 섬의 면적은 12만4413㎢에 불과해 한국 면적보다 1.2배 정도 넓은 수준이지만 인구는 2021년 기준 1억4875만 명에 달한다. 면적은 전 국토의 15분의1도 안되는 곳에 인구의 50%이상이 살고 있는 것. 그 결과 자바섬의 인구 밀도는 1㎢당 1195명이 넘는다. 자바 섬에 이렇듯 인구가 빽빽히 들어차 있으므로 화산·지진 활동이 일어나면 대규모 인명 재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04년 진도 9.1의 기록적인 지진이 수마트라 섬을 강타하기도 했다. 당시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인해 14개 국가가 피해를 입었는데, 사망자는 22만6000명에 달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인도네시아 사망자였다.

치안주르의 어느 학교 건물이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내린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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