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주재 미국 대표부가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낸 담화문을 곧장 반박하고 나섰다.

북한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한미연합훈련을 외면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만 문제 삼는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 적용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한미훈련은 북한에 위협이 되지 않는 오래된 방어연습"이라고 대응했다.

미국 유엔 대표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은 물론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 오래된 방어적인 군사연습에 관여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김여정은 전날 공개한 담화문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겨냥해 미국과 남조선이 분주히 벌려놓고 있는 위험성이 짙은 군사연습들과 과욕적인 무력 증강에 대해서는 한사코 외면하고 그에 대응한 우리의 불가침적인 자위권 행사를 거론한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 성토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RFA에 "전통적인 방어적 군사훈련(한미훈련)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이라면서 "이 두 개를 동등하게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미 군사훈련은 방어적 성격인 반면 북한이 일본과 한국 근처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공격적인 도발행위"라고 강조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도 "김여정의 이중기준 비난은 명백히 틀린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금지 결의안을 다수 채택했던 사실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반대로 이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도발 관련 규탄 성명 및 대북제재 채택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안보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도발과 북핵 비확산 문제 등을 주제로 회의했으나 중·러의 반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미일 등 14개국 대사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비핵화를 촉구하는 장외 공동성명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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