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라비 칼럼] 노인인구 1천만명 시대, 고령화는 저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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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2.11.28 08:52:56
  • 최종수정 2022.11.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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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인구 코호트 집단, 베이비붐 세대

901만8000명, 이 숫자는 2022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로 1천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체인구 중 19.4%에 해당하며 대략 2024년 말~2025년이면 고령인구 20%에 도달하는 초고령화사회가 된다.. 2023년 내년에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중 막강한 인구 코호트 집단에 속하는 1958년생이 만65세를 맞는다. 만65세가 되면 기초연금 수령과 함께 다양한 건강 및 의료지원, 교통비, 문화생활,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다. 동시에 노인인구 부양 관련 부담도 대폭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2010년 무렵 인구구조가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기업의 정년시기를 본격적으로 맞았으며, 출생아수가 40만 명대로 하락하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줄곧 급격한 감소 추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15일 유엔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80억 명으로 100억 명 대를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한국은 이와 반대로 초저출산, 초고령화로 인구감소 대표국가가 되었다. 이를 빗대어 속된 말로 한국은 ‘멸망테크’를 탔다고 개탄한다.

아파트 단지, 일반 주택가 어린이놀이터는 아이들이 뛰어 노는 풍경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그 자리는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환담하는 장소로 변모했다. 단지 내 벤치나 쉼터는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탄 노인들의 전용 공간이 되었다. 필자가 사는 동네에 30여년 가까이 운영한 유치원이 있었다. 최근 유치원은 감소하는 원아를 감당하지 못해 폐원 했다. 이후 놀랍게도 유치원 건물은 곧바로 노인요양원으로 리모델링해 운영 중이다. 거리에 조금만 나가도 건물 위층은 어김없이 노인요양원, 요양병원 간판이 붙어있다. 상가 1층에는 가정방문요양 서비스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고령화다. 그렇다면 막강한 인구 코호트 집단인 고령층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돌봄 인프라스트럭처는 어떠한가. 급증하는 노인 인구에 요양원, 노인전문병원​은 충분하고 만족할만한 수준을 갖추었는가. 또한 난립하다시피 우후죽순 늘어나는 가정방문요양센터의 서비스 질은 어떠한가. 필자가 사는 동네만 하더라도 상가마다 가정방문요양센터가 있어 홍보 및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수시로 노인. 장애인용 이동목욕차가 대기하고 있다. 그만큼 이용자들이 증가한다는 얘기다.

청년과 노인 세대 간 갈등

한국사회는 갈등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갈등문제는 사회적 병리 현상 중 하나다. 전통적인 지역갈등 문제는 상당히 해소되었지만, 대신 그 자리를 2015년부터 시작된 급진 페미니즘 운동이 빚은 부작용은 건국 이래 최대 남녀갈등 현상이 채웠다. 2030세대 남녀갈등은 비혼 증가, 저출산으로 이어지며 한국의 다음 세대를 어둡게 만든 단초가 되었다. 여기에 고령인구 증가로 말미암은 세대 간 갈등 양상은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새로운 위협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지금 시대 청년층, 고령층은 같은 사회적 약자다. 청년실업, 취업문제, 연애도 결혼도 포기한 청년들, 그들을 둘러싼 모든 문제들은 복합적 위기다. 노인은 노인대로 고령인구 증가율이 세계1위에, 한국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 기록하고 있다. 과거 청년세대들도 기성세대를 향한 비판은 언제나 있었던 현상이다. 하지만 이전 청년세대들은 요즘말로 선을 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근자에 노인폄하 양상은 많이 다르다. 이를테면 노인을 향해 뭉뚱그려 “틀딱”이라 부르는 건 예사다. 최근 들어 발생하는 존속살해 범죄는 끔찍하다. 치매에 걸린 80대 모친을 자동차에 태우고 제주도 절벽으로 추락해 아들만 살아남았다. 중학생이 모친과 공모하여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 사망보험금을 노린 30대 딸의 모친 살해 등 일련의 존속살해 범죄는 가족 공동체를 위협한다. 앞으로 노인대상 범죄는 증가하리라. 이처럼 사회전반에 만연한 갈등 현상으로 마음이 심란하다.

노인연령 상향 공론화와 기초연금 인상 빨리 추진하자

지금 60대와 80대는 건강수명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내 주변을 보더라도 현재 60대들은 너무나 신체적으로 건강하다. 돌봄이란 ‘보살핌’과 같은 의미인데 65세라는 공식 노인층에 진입한 세대를 가리켜 ‘보살핌’이 과연 적절한 용어인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신체적 장애를 입어 보살핌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말이다.

첫째, 노인연령 상향 조정 방안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필자 역시 찬성하는 사안이며 동시에 반드시 공론화를 거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단, 노인연령 상향 조정은 점진적,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65세에서 70세로 급격히 상향하는 것보다 단계적으로 67세 혹은 68세를 먼저 시행 한 후 다음에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맞다 생각한다.

둘째, 만65세부터 받는 기초연금 인상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기초연금 월 40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 후보도 동일하게 공약으로 내건 정책이다. 여. 야는 한 목소리로 기초연금 40만원 인상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정말로 정치권이 순조롭게 합의하여 추진할 지는 미지수다. 현행 기초연금은 만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 해당해야 받을 수 있다. 현재 물가인상분을 감안하여 단독가구일 경우 월 307,500원이며 부부가구일 경우 기초연금에서 각각 20%를 제한 기초연금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부부가구는 한 사람당 약 24만원에 불과해 용돈 수준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국민연금 수급 규모를 따져 감액하는 조항도 존재한다.

물론 기초연금을 월 40만 원으로 인상하면 한 해 12조3000억 원이라는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이 문제에 따른 해결 방안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방만한 예산 편성으로 인한 중앙정부, 지자체의 불필요 예산을 대폭 줄여야 한다. 또 한 가지는 노인연령 상향 조정으로 돌파한다면 기초연금 인상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한국은 GDP기준 세계 10위인 경제대국이다. 언제까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을 기록하는 오명을 쓰고 있을 것인가. 고령인구 폭발적 증가에 따른 노인 정책은 보편적 복지정책보다, 소득에 맞춘 선별적이고 차등 적용 방향으로 가야한다.

고령화는 저주가 아닌 함께 살아가기, 세대 간 연대

한국사회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장수가 재앙 혹은 축복이라는 말은 아니다. 어차피 의학과 공중보건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수명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카르페 디엠! 현재를 받아들이고 노년의 양질의 삶의 질과 어떻게 관리하는 가에 대해 고민할 때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프랑스, 독일, 북유럽 국가의 노인들은 경제적 고민보다 양질의 노년의 삶을 더 고민하며 살고 있다.

고령화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 고령인구 관리와 돌봄 케어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건강한 노인들을 위한 전문적인 기술습득 프로그램이나, 최근에 주목받는 ‘노인스포츠 지도사’도 모두 젊은이들의 새로운 영역이다. 노인스포츠 지도사는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부족한 실정으로 취업 전망이 높은 편에 속한다. 또 노인들이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다양한 복지서비스나, 자신의 문제를 전화로 상담할 수 있는 노인전화상담서비스 확충도 필요한 부분이다.

노인대국 일본은 일찌감치 간병인 로봇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여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 최근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를 침대에서 일으켜 휠체어로 옮기는 로봇을 개발하였다. 간병 로봇은 신기술 영역을 더욱 가속화 할 것이다. 한국의 간병 로봇 개발 현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고령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꿔 함께 살기 위해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노인인구 20%에 도달하는 초고령화사회로 진입 중이다. 고령화는 저주가 아닌 우리 사회가 받아들여야 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고령화와 공존하기!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 간 연대 의식! 보람 있고 활기찬 노년운동! 이런 캠페인도 좋을 것이다.

오세라비 객원 칼럼니스트 (작가, 미래대안행동 공동대표, 성차별교육폐지시민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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