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8년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28일 금융권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잔액 기준 국내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2.46%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2분기 2.49%포인트 이후 8년여 만에 최대 수준이다.

국내 은행 예대금리차는 2020년 3분기 말 2.03%포인트에서 그해 4분기 말 2.05%포인트, 지난해 1분기 말과 2분기 말에 각각 2.12%포인트, 3분기 말 2.14%포인트, 4분기 말 2.21%포인트로 늘어났다.

특히 올해 3분기 말 예금 금리는 2분기 말보다 0.49%포인트 올랐는데, 같은 기간 대출 금리는 0.55%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이 금리 인상 기조 속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더 많이 올렸다는 뜻이다.

이에 한은은 금리 인상기에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우리나라 은행의 예대금리차 변동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으로 잔액 예대금리차는 약 0.25%포인트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대출의 상당 부분은 변동금리 조건이고 예금의 경우 절반 이상이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예금 등 금리가 낮은 상품들이기 때문에,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더 빨리 오르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시행에 들어간 '은행업 감독 업무 시행 세칙' 개정안에 따라 은행들은 예대금리차 산정의 세부 항목인 저축성 수신금리, 대출평균·가계·기업대출금리 등을 매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하도록 했다. 예금 금리 인상 폭은 늘리고, 대출 금리는 낮추기 위한 방편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은 시중의 돈이 은행으로 쏠리자 오히려 시중은행들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최근 돈이 은행으로 쏠리는 탓은 금리 외에도 최근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몰리고 있는 요인도 있다. 또 예적금 수신상품 금리 인상은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 확대로 인해 이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에서는 예금이자는 그대로인 채 대출이자만 더 뛰면서 예대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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